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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前 오바마 외교관 "미·중 관계, 8년 전보다 악화...대만이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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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前 오바마 외교관 "미·중 관계, 8년 전보다 악화...대만이 뇌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앞두고 양국 갈등 더 심화할 수 있어

향후 미국과 중국 관계는 대만이 뇌관이 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향후 미국과 중국 관계는 대만이 뇌관이 될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의 대니얼 러셀 부소장은 미·중 관계가 트럼프 첫 임기 때보다 더 악화했으며, 대만 문제가 양국 간 갈등의 핵심 뇌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아시아 정책을 총괄했던 러셀 부소장은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러셀 부소장은 "트럼프가 마르코 루비오를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것은 대중 강경 노선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디커플링과 봉쇄를 중시하는 팀과의 관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대만 문제와 관련해 그는 "트럼프가 대만의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의 대만 방어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트럼프가 자신의 이미지와 미국의 강대국 위상을 중시하는 만큼, 중국의 대만 공격을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가장 큰 위험은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이 아니라 중국이 주변국과 미국이 용인할 수 있는 한계를 시험할 가능성"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회색지대 전술' 사용이 심화하면서 필리핀, 베트남 등과의 충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셀 부소장은 자신이 주도했던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회귀' 정책에 대해 "중국을 국제 규범 준수 국가로 이끌려 했으나 중국의 권위주의화로 좌절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실패를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았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김정은의 기본 목표는 정권 생존이며, 핵무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며 "2차 타격 능력 확보 후 자신의 조건으로 협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중 협력 없이는 김정은에 대한 효과적인 억제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러시아-북한 관계 강화에 대해서는 "푸틴과 김정은만이 이득을 보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이익을 해치고 일본, 한국과의 3국 안보 협력을 더욱 촉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주저해 왔으며, 이로 인해 실질적인 영향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러셀 부소장은 "현재 미·중 관계는 8년 전과는 매우 다른 환경"이라며 "중국이 덜 관대한 글로벌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력 쇠퇴, 이웃 국가와의 갈등, 채무국 문제 등 중국의 도전과제가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관계의 악화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한국은 새로운 외교·안보 전략 수립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대만 문제가 미·중 갈등의 핵심 뇌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한국은 역내 위기 상황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중 협력 없이는 효과적인 북한 억제가 어렵다는 지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러시아-북한 관계 강화로 인한 동북아 정세 변화가 한국의 안보 환경에 미칠 영향을 면밀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

또한, 일본, 한국과의 3국 안보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한국의 외교 다변화 전략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중 갈등 심화 속에서 한국은 동맹 강화와 전략적 자율성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균형 있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중 갈등 심화와 역내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더욱 정교하고 유연한 외교·안보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