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현상에는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정치적 불확실성, 미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할 전망이다.
슈워츠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다른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기술주 중심의 주식시장이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로 자리 잡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 연준이 금리 인하 신호를 명확하게 보내지 않고 있는 점도 달러 강세를 지지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연준은 긴축 통화정책을 통해 높은 금리를 유지하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주력했다.
킷 주크스 소시에테 제네랄 수석 외환 전략가는 "미국의 중립 금리(경기를 과열시키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수준의 금리)가 유럽보다 훨씬 높다"면서 "이는 달러화의 강세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고 분석했다.
주크스는 "미국 경제가 단기적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다른 선진국 경제에 비해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글로벌 자금이 미국 달러화 자산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란 지적이다.
정치적 요인 역시 달러 강세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하면서 그의 무역 및 경제 정책이 글로벌 시장에 큰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첫 대통령 임기 시절에도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펼쳤으며 무역 협정을 재협상하거나 높은 관세를 부과했고, 이는 미국 경제와 달러화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바 있다.
글로벌 투자 전략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만약 친성장, 친기업적으로 작용한다면 달러 강세가 더욱 강화될 수 있지만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위축되면 오히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강세는 글로벌 경제, 특히 신흥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흥국의 경우 대부분의 외채가 달러화로 표시돼 있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진다는 뜻이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은 최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신흥국 경제에 심각한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강세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화 자산을 선호하게 되면 신흥국 통화는 더욱 약세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춘에 따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의견이 지배적이다.
제레미 슈워츠는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는 한 달러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과열되거나 조정을 받을 경우 글로벌 자금 흐름이 다른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포춘은 “향후 미 연준의 금리 정책, 2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글로벌 경제 성장률 등이 달러 강세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