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헤지펀드 거물인 댄 나일스는 올해 최고의 투자처로 2022년 이후 처음으로 현금을 꼽았다.
나일스는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2.5~3%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현금이 피난처로 적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일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던 지난 2022년에도 현금을 최우선 투자처로 언급한 바 있다.
나일스는 6일(현지시각) CNBC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면서 "내가 마지막으로 현금을 선택했던 2022년에 시장이 결국 19%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특히 연초에 현금을 보유한다면 머니마켓펀드에서 4%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으며 이는 나쁜 선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나일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설립자인 나일스는 올해 시장 성과의 상당 부분이 인플레이션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이민 및 무역 정책의 영향이 성장 중심의 정책보다 더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올해 미국 주식시장이 10%-20% 하락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상승 여력은 10%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나일스는 "현재 밸류에이션상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면서 "멀티플이 유지될 수 있을지 혹은 20~30% 축소될지는 인플레이션 경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12월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2024년에 사상 처음 60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2년 연속 2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수는 새해 들어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의 거의 22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배수에 근접한 수준이다.
나일스는 또한 중형 가치주를 또 다른 최우선 종목으로 지목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매그니피센트7’에서 손을 떼기 시작하거나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일시 중단하면 중형 가치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중형 가치주가 훨씬 더 방어적"이라면서 "과거로 돌아가 기술주 거품이 터졌을 때나 2022년 같은 시기를 되돌아보면 이 주식들은 시장보다 훨씬 더 잘 버텼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들 주식은 소형주보다 크기 때문에 더 나은 수익성을 제공하고 금리가 오르더라도 이를 감당한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소프트웨어 회사인 시스코시스템즈와 광섬유 네트워킹 회사인 애드트랜(Adtran) 및 은행주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