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트럼프와 모디의 새로운 동행, 협력할까 갈등할까?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비즈

공유
0

트럼프와 모디의 새로운 동행, 협력할까 갈등할까?

450억 달러 무역흑자·세계 3위 경제 부상의 갈림길의 향방에 주목

한 남자가 인도와 미국의 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한 남자가 인도와 미국의 국기를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중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과 인도 관계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현지시각)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의 뉴델리 방문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인도 외교가 마무리되면서 양국 관계가 트럼프 시대의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과 유사한 입장에 놓인 인도의 대미 외교 전략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트럼프와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독특한 개인적 친분으로 주목받는다. '하우디 모디', '나마스테 트럼프' 등 대규모 행사를 통해 형성된 두 정상의 친밀감은 윌슨 센터의 마이클 쿠겔만이 "이념적 동지"로 평가할 정도다. 양 정상은 이슬람 테러리즘 위협과 언론 비판 등에서도 공감대를 보여왔다.

무역 분야는 가장 큰 도전 요인으로 부상한다. 연간 1900억 달러 규모의 교역에서 인도는 450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해온 트럼프는 인도를 "관세왕"이라고 비판하며 무역 불균형 해소를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전 임기 중에도 인도에 대한 특별무역특혜(GSP) 지위를 취소하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민 정책도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인도는 라틴아메리카를 제외하면 미국 내 최대 불법체류자 그룹을 구성하고 있어 트럼프의 강경 이민정책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고숙련 인력을 위한 H-1B 비자는 미국 기업의 강력한 수요로 인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견제는 양국 협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마이클 왈츠 의원 등 트럼프 진영 인사들은 대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와의 국방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쿼드(Quad) 체제를 통한 협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인도의 경제적 위상도 급부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IMF는 인도가 2025년 세계 4위, 2027년에는 독일을 제치고 3위 경제대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양국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을 한층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양국은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신흥기술 이니셔티브(iCET)를 통한 협력이 이어지고, 우주·방위산업 분야의 기술 이전도 늘어날 전망이다. 설리번 보좌관이 언급한 민간 핵 협력 규제 완화는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된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중 갈등 속 균형 외교를 모색하는 한국에게 인도의 전략은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된다.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포괄적 접근, 실리 중심의 유연한 대응은 한국 외교에 유용한 교훈을 제공한다.

트럼프 2.0 시대 미국과 인도의 관계는 협력과 갈등이 교차하는 복합적 양상을 보일 것이다. 중국 견제라는 전략적 이해와 정상 간 친밀감은 협력을 강화하는 요인이 되겠지만, 무역과 이민 문제는 새로운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를 주시하며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