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는 이미 브릭스 가입을 공식 선언했으며,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도 가입 의사를 타진 중이다. 아세안 국가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넘어 지정학적 균형 추구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한다.
아세안 국가들의 브릭스 가입 검토 배경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비서구 강대국들과의 연대를 통한 전략적 자율성 확보다. 둘째, 러시아 등 자원 부국과의 에너지·식량 교역 확대 기회다. 셋째, 미국 달러 의존도 완화를 통한 경제 안정성 확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재집권 시 예상되는 경제 제재와 관세 인상에 대비해 아세안 국가들의 브릭스 가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베트남은 러시아와의 국방·투자 관계를, 말레이시아는 이란과의 석유 교역을 고려해 브릭스 가입에 적극적이다.
다만 브릭스 내부에서도 러시아·중국의 권위주의 축과 인도·브라질·남아공의 민주주의 그룹으로 나뉘는 등 이견이 존재한다.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 주도의 반서방 진영에 종속되지 않으면서 실리를 추구하는 전략적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아세안 주요국들의 브릭스 가입 움직임은 한국의 외교·경제 전략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트럼프 재집권 상황에서, 대미 의존도 완화와 경제 안보 다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도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아세안 및 브릭스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이원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에너지, 원자재 등 전략 물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하다.
또한, 달러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도 중요한 과제다. 전문가들은 양자간 통화스왑 확대, 무역 결제 통화 다변화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속에서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브릭스 및 아세안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경제·외교적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