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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트럼프에 휘는 메타...”사실 검증 종료, 정치 발언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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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트럼프에 휘는 메타...”사실 검증 종료, 정치 발언 허용”

2022년 12월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메타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22년 12월 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메타의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소셜미디어 제국 메타플랫폼스가 갈수록 꺾어짐이 심화하고 있다.

메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각) 미국의 47대 대통령에 취임하기에 앞서 자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사실 검증(팩트체크)’을 종료하고 정치적 발언도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서슬에 놀라 지난해부터 꼬리를 내리며 휘어지기 시작한 메타가 점점 휜 끝에 이제 땅에 바싹 붙고 있다.

4년 전인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연방 의사당에서 폭동을 일으킨 뒤 트럼프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자사 플랫폼에서 ‘트럼프 색’ 지우기에 나섰던 메타가 과거로 완전히 돌아갔다.
앞서 의사당 폭동 4주년이던 전날 미 의회는 상하 양원 합동 회의에서 트럼프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확정한 바 있다.

미국 유권자들이 의사당 폭동 4년 만에 다시 트럼프를 대통령 자리에 앉히기로 함에 따라 미국이 의사당 폭동은 없었다는 듯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

검열 없앤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배런스 등 외신에 따르면 메타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7일 동영상에서 메타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오는 글들에 대해 사실 검증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정치적 발언도 허용하는 등 검열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저커버그는 트럼프 1기 집권 시절부터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자사 플랫폼에 올라오는 글들을 자체 검열했지만 이제 이를 접기로 했다.

그는 동영상에서 “앞으로는 우리의 뿌리로 돌아가 실수를 줄이고, 정책을 단순화하며, 플랫폼 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다시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가 '사실 검증기'를 제거하고 있다면서 대신 미국에서부터 이를 이른바 ‘공동체노트’ 시스템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소셜미디어 X가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시스템이다. X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글에 깃발을 표시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이민이나 성 같은 민감한 주제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는 이 동영상과 별도로 메타의 또 다른 플랫폼 스레드에 올린 글에서 메타가 계속해서 불법 행위에는 대응하겠지만 이민과 성 주제에 관한 글에 콘텐츠 규정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눈 밖에 나면 안 돼


저커버그와 메타의 ‘변심’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강화되고 있다.

특히 저커버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자주 트럼프 눈 밖에 났고, 긴장이 고조됐다.

4년 전인 2021년 1월 6일 발생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폭동 이후 저커버그는 트럼프와 악다구니를 벌이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트럼프가 의사당 폭동을 선동했다며 그의 페이스북 계정을 일시 중단시켰고 트럼프는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복수의 칼날을 갈던 트럼프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대선 승리가 유력해진 지난해 여름 저커버그를 감옥에 처넣을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 메타가 소셜미디어에서 정치적 발언을 검열해 차단하는 것을 계속하면 이는 미 선거를 방해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면서 자신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 수장인 저커버그를 감옥으로 보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공포를 마주한 저커버그는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저커버그는 보수파와 관계 재정립에 나섰고, 지난해 8월에는 공화당 하원 의원 짐 조던에게 보낸 편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탓을 했다.

그는 바이든 백악관이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과 관련한 콘텐츠를 검열하라고 압박했다고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했다. 저커버그는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이런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저커버그는 또 추수감사절 전날인 지난해 11월 27일에는 직접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의 트럼프 자택을 찾아 트럼프와 밥을 먹고, 트럼프에게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안경을 선물했다.

이후 메타는 트럼프 인수위에 취임식 준비에 보태라며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메타는 지난 주에는 자사의 보수파 로비 창구 역할을 하는 조엘 카플란을 글로벌 정책 담당 CEO로 승진시켰다. 카플란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보좌관 출신이다.

메타는 또 6일에는 트럼프 측근 가운데 한 명인 데이나 화이트 UFC 사장을 자사 신임 이사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임명했다.

트럼프 변수가 완화된 덕에 메타는 대선 이후 상승세다. 메타는 지난해 11월 5일 대선 이후 6일까지 주가가 10% 넘게 올랐다.

지난달 11일에는 632.17달러로 마감해 사상 최고 주가 기록도 갈아치웠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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