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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16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트럼프 관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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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16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트럼프 관세 우려

2017년 5월 31일 촬영한 사진에 중국 위안화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17년 5월 31일 촬영한 사진에 중국 위안화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위안화가 전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매국 행정부의 급격한 관세 인상 가능성으로 8일(현지시각) 달러 대비 16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가능성으로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며 위안화 하락을 주도했다.

위안화는 이날 달러 대비 0.1% 하락한 7.33위안을 기록하며 2023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정한 일인 환율 변동 폭인 2% 범위의 하한선에 근접하는 약세를 보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제안한 중국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로 인해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위안화 하락 압력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전일 발표된 미국의 고용 및 서비스업 지표 호조로 미국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재확인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점도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탰다. 현재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는 디플레이션 압력에 맞서 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중국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BNY의 위쿤총 선임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조급해하며 위안화의 급격한 하락을 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BNP파리바의 주왕 중화권 환율 및 환율 전략 책임자는 "위안화에 대한 매도 압력은 본질적으로 트럼프 트레이드를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미국 대선 이후 많은 변수가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생각하지만, 시장은 포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프리처드 중국 경제 책임자는 "인민은행은 현재 특별히 좋은 선택지가 없다"면서 "위안화 약세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인민은행이 트럼프의 무역 정책에 대한 보다 명확한 입장을 기다리면서 안정적인 환율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홍콩에서는 최근 며칠 동안 인민은행이 투기 세력에 맞서 환율 방어에 나서면서 역외 위안화에 대한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약세에도 위안화는 다른 통화에 대해서는 상대적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위안화뿐만 아니라 주요 아시아 통화들이 일제히 달러 대비 더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태국 바트, 인도네시아 루피아, 필리핀 페소, 대만 달러 및 한국 원화는 모두 달러 대비 약 0.4% 하락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