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강화된 배출가스 규제로 세계 최대 전기차 메이커인 테슬라가 유럽의 경쟁업체들로부터 10억 유로(약 1조4000억 원)에 이르는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UBS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자사의 전기차 판매고를 기반으로 토요타, 스텔란티스, 포드를 비롯해 적어도 5개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와 '배출권 풀'을 올해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럽 의회는 탄소국경세(CBAM) 도입과 관련해 EU 배출권 거래제도(EU ETS)에 따른 경매가격에 연동되는 별도의 배출권 풀에서 수입업체가 구매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배출권 풀은 전기차 판매 비중이 높은 기업이 배출량을 초과한 기업들에게 배출권을 제공하고 보상을 받는 시스템을 말한다.
EU ETS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EU의 정책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위한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거래 시스템이다. EU ETS는 전력 생산, 산업 시설, 항공 등 EU 전체 배출량의 약 45%를 커버하고 있다.
EU는 올해부터 자동차 제조사들이 평균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강력히 제한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하면 막대한 벌금을 부과한다.
UBS의 패트릭 휴멜 애널리스트는 이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모든 CO₂ 초과 배출권을 시장화할 경우 보상액은 10억 유로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볼보와 메르세데스-벤츠가 구성한 배출권 풀도 최대 3억 유로(약 4000억 원)의 보상금을 챙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 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강화된 CO₂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관련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서는 벌금을 내거나 생산량을 줄이거나 테슬라나 중국의 비야디 같은 외국 경쟁업체들과 배출권 풀을 구성해야 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