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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인도 채권시장서 발 빼나...4년여 만에 최대 자금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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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 인도 채권시장서 발 빼나...4년여 만에 최대 자금 유출

2012년 4월 30일 인도 뭄바이에서 찍은 인도 루피 지폐와 동전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2012년 4월 30일 인도 뭄바이에서 찍은 인도 루피 지폐와 동전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 채권 시장을 강타하면서 인도 채권 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해외 투자자들은 인도 채권 시장에서 지난 8일 7억550만 달러(약 1조 원)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통신은 인도 중앙예탁원(CDS) 통계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일일 순매도 규모가 2020년 5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완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낮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매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4.8%를 위협하면서 1년여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영국 국채 시장에서도 최근 매도세가 대거 촉발되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가마 에셋 메니지먼트SA의 라지브 드 멜로 글로벌 매크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 세계적으로 채권에 대한 비관적인 심리가 강화되며 올해를 시작했다"면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환경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더 많이 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채권은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투자처로 각인됐었다. 인도 국채는 지난해 6월 말 JP모건체이스의 신흥시장 국채지수에 정식 편입되면서 투자자금을 대거 끌어모았다.

블룸버그도 올해 1월부터 인도 국채를 신흥국 현지 통화 표시 정부채 지수에 편입한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미국과 인도의 채권 수익률 격차가 좁혀지고 인도 루피화가 달러 대비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인도 채권에 대한 매력이 꺾이고 있다.

인도 루피화는 이날 미국의 고용 지표 호조에 따른 달러의 전방위적 강세로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루피화는 1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달러 대비 85.9650루피까지 추락했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인도 국영 은행들이 중앙은행(RBI)을 대신해 이날도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 매도에 나선 것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1월 들어 10일 현재 30억 달러(약 4조4200억 원)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는 등 인도 자산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약 145억 달러(약 21조원) 상당의 인도 국채를 순매수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