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해외 매출 비중 높지만 현지 생산으로 관세 영향 제한적"
노무라홀딩스의 오쿠다 켄타로 CEO가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이 일본 금융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오쿠다 CEO는 최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규제 완화 정책이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일본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픽스(TOPIX) 30대 기업의 2023 회계연도 해외 매출 비중이 57%에 달하지만, 자동차 산업의 경우 미국 내 판매의 70%가 현지 생산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관세 인상의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쿠다 CEO는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일본에서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현장의 시각은 다르다"며 "주식시장 전망이 긍정적이고 소비자 지출을 포함한 경제 전반이 여전히 강세"라고 평가했다.
특히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를 비롯한 새 행정부의 경제팀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도 인선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과제는 경제 악화나 인플레이션 둔화보다는 현재의 강한 경제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오쿠다 CEO는 일본 기업들의 활발한 M&A 움직임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국내 기업간 거래, 해외 기업 인수, 외국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 등 전방위적으로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의 구조조정, 경영권 인수, 비상장화 등 다양한 목적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M&A 붐의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중단됐던 기업 인수와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 ▲일본 기업 지배구조의 진화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경영진의 적극적인 사업 재편 등을 꼽았다. 특히 "기업 경영진들의 사고방식이 크게 변화했다"며 "이러한 변화가 M&A 증가의 핵심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재집권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지만, 감세와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이 일본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미·중 갈등 심화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리스크 요인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무라 CEO의 전망은 한국 경제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일본 기업들에 제한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은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한국의 주요 수출기업들에도 적용될 수 있다.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 기업들과 삼성전자, LG전자 등 전자기업들의 미국 현지 생산 전략이 보호무역주의 리스크를 줄이는 중요한 방어막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일본 기업들의 활발한 M&A와 사업재편 움직임은 한국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전략적 제휴, 해외 기업 인수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의 변화는 좋은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