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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 결산] 아시아 기업들의 기술 혁신 '눈부신 성과'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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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 결산] 아시아 기업들의 기술 혁신 '눈부신 성과'로 부각

AI·모빌리티 분야서 글로벌 주도권 확보..."기술 패권 경쟁 새 국면"
CES 2025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기술 혁신이 돋보였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CES 2025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기술 혁신이 돋보였다. 사진=로이터
중국 자동차부품업체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하고,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AI 칩 동맹이 강화되는 등 아시아 기업들이 CES 2025에서 혁신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AI PC, 반려 로봇, 플라잉카 등 차세대 기술 분야에서 아시아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고 최근 닛케이 등 아시아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中 자동차 부품업체, 미국 현지화로 트럼프 리스크 극복 나서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도 불구하고 중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 최대 라이다 센서 제조사 로보센스의 치우 춘차오 CEO는 "제품 경쟁력만 있다면 지정학적 갈등도 극복할 수 있다"며 적극적인 미국 진출 의지를 밝혔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내 생산을 통한 관세 리스크 회피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제조 공정의 자동화로 미국 이전이 용이해졌다는 분석이다. 차량용 레이저 프로젝터 업체 아포트로닉스도 "미국의 차량용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초기 단계라 성장 잠재력이 크다"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그레이트월모터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를 공개하며 CES에 첫 참가했다. 미국 판매는 어렵지만 기술력을 과시하고, 멕시코 생산기지를 통한 우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엔비디아, AI 반도체 시장 지배력 강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AI 칩 시장 주도권 강화에 나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게임부터 자율주행, 개인용 컴퓨팅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블랙웰 플랫폼 기반의 신규 AI 칩을 공개했다. 특히 3000달러대 개인용 AI 컴퓨터용 'GB10' 칩은 최대 2000억 개의 매개변수 모델을 로컬에서 실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생산능력이 이미 완판됐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데이터센터 칩 'GB200'에 HBM3E 8하이 칩을 독점 공급하고 있으며, 차기 'GB300'에는 HBM3E 12하이 칩이 탑재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세계 최대 용량의 HBM3E 16하이도 공개했다.

AI PC 시장에서는 AMD와 인텔의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기업용 상용 AI PC 칩을 출시했으며, AMD는 "2025년이 코로나19 이후 기업들의 PC 교체 시기"라며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中 엑스펭, 플라잉카로 모빌리티 혁신 선도


중국 자동차 업체 엑스펭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 가능한 플라잉카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저고도 비행이 가능한 2인승 비행 모듈과 지상용 6륜 4인승 모듈을 결합한 형태로,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저고도 경제'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려는 정책의 일환이다. 미국도 최근 관련 규정을 개정해 민간용 플라잉카 상용화의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플라잉카가 미·중 기술 경쟁의 새로운 격전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TCL 등 AI 반려 로봇으로 정서 지원 시장 개척


아시아 기업들이 AI 반려 로봇으로 정서적 지원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5년 전 공개한 AI 로봇 '볼리'의 상용화 버전을 2025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로봇은 가전제어부터 와인 추천까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중국 스타트업 로펫은 만지면 반응하는 큰 눈과 귀를 가진 AI 로봇으로 22만 달러의 크라우드펀딩을 달성했다. 메타펫은 햄스터, 복어 등을 본뜬 AI 반려동물을, TCL은 6세 미만 어린이용 AI 로봇 '아이 미'를 선보였다.

일본 기업 믹시의 AI 감성 지원 로봇 '로미'도 주목받았다. 회사 측은 지방정부와의 연구를 통해 AI 로봇이 고립감과 불안감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번 CES는 아시아 기업들의 기술력이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줬다"며 "특히 AI와 모빌리티 분야에서 미국 기업들과 대등한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의 규제 강화와 데이터 보안 문제는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