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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2기 美 노동시장 지각변동..."헬스케어·공무원 감소, 제조업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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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 2기 美 노동시장 지각변동..."헬스케어·공무원 감소, 제조업 증가"

건설·농업·서비스 분야 블루칼라 일자리 시장 중대 변화...실업률은 상승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가 20일(현지시각) 출범하면 미국 노동 시장에 중대한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트럼프 당선자가 건설 노동자와 만나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가 20일(현지시각) 출범하면 미국 노동 시장에 중대한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트럼프 당선자가 건설 노동자와 만나는 모습.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부가 20일(현지시각) 출범하면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등으로 노동 시장에 중대한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 CNBC 방송은 11일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지난 2023, 2024년에 급성장한 헬스케어와 공무원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고, 그 대신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 노동 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팬데믹의 영향으로 헬스케어와 사회적 지원 분야 일자리가 지난해에 90만2000개가 늘어났다. 이 분야 일자리는 2023년에도 96만6000개가 증가했었다. 미국에서 인구 고령화로 헬스케어 분야 고용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공무원 등 정부 일자리는 지난 2023년에 70만9000개가 증가한 데 이어 2024년에도 44만 개가 늘었다. 공무원 일자리는 주로 지자체 등 지방 정부 기관에서 증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 이민자 추방과 함께 외국인 전문 인력 정책 전환에 나선다. 미국 이민정책연구소(MPI)에 따르면 미국 노동 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18%가량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정부 조직에 칼을 댈 예정이다. 머스크는 11·5 대선을 앞두고 지난해 10월 유세에서 연방 정부 지출을 적어도 2조 달러(약 2921조 원)는 줄일 수 있다고 했다가 최근 목표치를 1조 달러로 낮췄다. 미국의 2024 회계연도 예산이 6조7500억 달러이며 이 중 5조3000억 달러 이상이 사회 보장, 의료보험, 국방 및 보훈 등에 사용된다. 정부 일자리가 줄어들면 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는 민간 분야 일자리도 줄어든다.

머스크는 외국인 전문 인력 유치를 위한 H1B 비자 발급을 늘리겠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머스크 등 기술업계 인사들의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렇지만, 트럼프 캠프 내 반이민 파의 저항이 만만치 않아 외국인 전문직 문호가 확대될지 아직 불확실하다.

불법 이민자를 대거 추방하면 건설, 농업, 서비스 분야 등 블루칼라 일자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맷 디바라 '컨트랙터 컨설턴트' CEO는 “노동 시장에서 150만 명 이상의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22년부터 1년 동안 서비스 업종에 종사한 이주 노동자 비율은 15%에서 21.8%로 급증했다. 이민자들이 추방되면 여성과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트럼프 집권 2기에는 제조업, 광산, 임업 등의 분야에서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 동안 이들 분야 일자리는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는 약 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임시보호지위(TPS·Temporary Protected Status)를 만료 시점부터 18개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추방 계획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규모 추방 작전의 하나로 TPS와 임시 신분 부여 정책의 사용을 축소하겠다고 밝혔었다.

미국 노동 시장은 트럼프 당선인 정부 출범 직전에 강한 성장세를 보인다. 미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5만 6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2∼3분기 월평균 증가 폭 약 15만 명 수준을 크게 넘은 것이다. 지난해 12월 실업률도 4.1%로 전월(4.2%)보다 더 내려갔다. 이는 미 의회예산국(CBO)이 추산한 자연실업률(4.4%)보다 낮은 것으로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 상태에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집권 2기에는 불법 이민자 추방과 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 따른 물가 재상승으로 실업률이 더 올라갈 것으로 월가가 예상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