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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핀란드, 세계 최대 규모 ‘공기-물 열펌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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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핀란드, 세계 최대 규모 ‘공기-물 열펌프’ 개발

가스보일러 등 기존 시스템 대체할 가능성 큰 게임체인저 등장했다는 평가
핀란드에서 개발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공기-물 열펌프’ 시스템. 사진=맨 에너지 솔루션이미지 확대보기
핀란드에서 개발된 세계 최대 규모의 ‘공기-물 열펌프’ 시스템. 사진=맨 에너지 솔루션
핀란드가 기존 냉난방 시스템을 대체할 가능성을 안고 있으면서 탄소 중립 목표에도 한발 더 다가서는 획기적인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11일(현지시각) 미국의 IT 매체 제이슨 디건에 따르면 핀란드는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의 공기-물 열펌프 시스템을 공개했다.

소규모 공기-물 열펌프가 개발된 적은 있지만 수만 가구에 난방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공기-물 열펌프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제이슨 디건은 전했다.

공기 열원 히트펌프로도 불리는 공기-물 열펌프눈 공기로부터 열에너지를 흡수해 물에 전달해 난방과 냉방을 제공하는 장치다. 에어컨의 작동 원리와 반대로 작동하며 역 카르노 사이클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기존의 가스 또는 석유 보일러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제이슨 디건은 “핀란드에서 새롭게 도입된 이 열펌프는 혹독한 기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완전히 재생 가능 에너지만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라면서 “이를 통해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는 전통적인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좀 더 친환경적인 도시 난방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헬싱키는 이 공기-물 열펌프 시스템을 헬싱키의 지역 난방 시스템에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헬싱키가 추진 중인 공기-물 열펌프 기반의 지역 난방 시스템은 에너지 소비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헬싱키에서 공개된 공기-물 열펌프는 이산화탄소(CO₂)를 냉매로 사용해 최대 90도까지 열을 공급하며 기존 제품에 비해 높은 효율성과 낮은 유지 비용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맨 에너지 솔루션에서 제조한 이 열펌프는 20~33MW의 열출력을 내는데다 오일 프리 컴프레서를 사용해 종래보다 높은 효율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인 에릭 요한손 박사는 “이 기술은 단순히 크기만 큰 것이 아니라 스마트하고 지속 가능한 난방 솔루션의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기존 난방 시스템은 계절에 따라 성능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지만 헬싱키에서 새로 도입한 이 열펌프는 사계절 내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장점이다. 추운 곳에서 열을 끌어와 따뜻한 곳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날씨와 관계없이 꾸준한 성능과 에너지 절감을 제공한다는 것.

이 열펌프는 풍력과 태양광 같은 완전히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구동되며 연간 약 200GWh의 열을 생산한다. 이는 약 2만6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열펌프는 오는 2026~2027년 겨울부터 헬싱키의 3만 가구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핀란드는 소비자들에게 안정적인 난방과 함께 예측 가능한 에너지 비용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이슨 디건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발한 이 열펌프는 기존의 소규모 공기-물 열펌프가 개별 가정이나 소형 건물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다르게 약 3만 가구 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도시 단위의 대규모 열 공급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