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집중 공략'...미·중 빅테크와 '경쟁'
중동의 부동산 대기업 다막 그룹(Damac Group)이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 시장에 30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 등 미국과 중국의 거대 기술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 다막과 같은 중동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13일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다막 캐피털의 대니시 나야르(Danish Nayar) 투자·인수 담당 수석 부사장은 "다막은 향후 3~5년 동안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운영할 계획"이라면서 "동남아시아의 젊은 인구와 디지털 서비스 수요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막은 3월까지 방콕 인근에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개설하고, 이후 태국에 2개의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또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도 토지를 매입하고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다.
다막은 지난해 말, 태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회사 시암 AI(Siam.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Siam.AI는 엔비디아와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투자자들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친환경 데이터센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전력 소비량이 많아 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다막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재생에너지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다른 중동 기업들도 친환경 데이터센터 건설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막의 동남아시아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은 중동 자본의 새로운 투자 트렌드를 보여주는 사례다. 앞으로 더 많은 중동 기업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디지털 전환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들도 동남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동 자본의 대규모 투자는 시장 경쟁을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삼성SDS, LG CNS 등 국내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부지확보와 재생에너지 공급 등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중동 자본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는 현지 파트너십 강화와 친환경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