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공과 전문대학인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발간하는 IT 전문매체인 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최근 호에서 “기존의 ‘키워드 검색’과 ‘블루 링크’ 중심의 결과 제공 방식은 사라지고, 이제는 실시간 정보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검색’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검색 엔진의 등장이 지난 1990년대 이후 정보 접근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꿨던 것처럼 지금은 AI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검색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얘기다.
블루 링크란 전통적인 검색 엔진, 특히 구글 검색 결과 페이지의 시각적 특징을 설명하는 용어로 이 표현은 검색 결과에서 제공되는 클릭 가능한 하이퍼링크가 파란색으로 표시되는 데서 유래했다.
AI 오버뷰는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문을 하면 기존처럼 링크를 나열하는 대신 종합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일본 여행 일정이나 지역 축제 정보, 서핑 조건 등 복합적인 질문에도 실시간 정보를 기반으로 한 상세 답변을 생성해낸다.
바꿔 말하면 AI 기반 검색은 블루 링크 중심 검색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AI는 사용자의 질문에 대한 종합적인 답변을 직접 제공하며, 사용자가 여러 링크를 탐색하지 않아도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이 같은 변화는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질문에도 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도 “AI 오버뷰는 구글 검색의 가장 긍정적인 변화 중 하나”라면서 이를 통해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전문가 수준의 답변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AI 기반 검색은 단순히 정보를 찾는 단계를 넘어 인간의 일상 활동에 깊이 통합될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은 이미 AI를 활용한 이미지 검색과 비디오 분석 기술을 선보였으며 미래에는 사용자의 요구를 즉시 파악하고 실행에 옮기는 개인화된 에이전트 기술로의 확장이 예상된다.
생성형 AI 시장의 최강자 오픈AI의 케빈 웨일 제품 책임자는 “AI가 인터넷을 활용해 항공권 예약, 음식 배달 주문 등 실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오픈AI의 챗GPT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빙도 유사한 생성형 검색 결과를 제공하면서 검색 엔진 시장에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챗GPT는 실시간 웹 접근을 통해 좀 더 정확하고 최신의 정보를 제공하며 사용자가 대화형으로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을 통해 심층적인 검색 경험을 지원한다.
이 같은 변화는 정보 소비 방식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의 웹 생태계와 출판 업계에 큰 위협을 제기한다는 지적도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정보 제공의 핵심 역할을 해온 링크 기반 접근법이 약화되면서 사용자가 검색 엔진에서 정보를 조회할 때 검색 결과를 클릭하지 않고 검색 결과 페이지에 표시된 정보만으로 필요한 답을 얻는 경우를 말하는 ‘제로 클릭’ 검색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일부 AI 도구는 저작권이 있는 기사 내용을 무단으로 활용해 논란이 됐고,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사가 이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다.
이뿐 아니라 AI가 생성한 답변의 신뢰성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오류를 포함하거나 사실과 다른 답변을 생성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5월 AI 오버뷰가 미국에서 전면 도입된 초기에는 부정확한 답변으로 논란이 됐고, 이는 구글이 신뢰도 높은 정보원을 선별하고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는 계기가 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