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AI 반도체 제조업체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엔비디아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엔비디아 블로그를 통해 발표한 ‘2025년 생활소비재(CPG) 시장과 AI'라는 제목의 추세 전망 보고서에서 CPG 업계 관계자 수백 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CPG 업체 10곳 가운데 9곳이 AI 기술을 업무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CPG는 Consumer Packaged Goods의 약칭으로 소비자가 대형마트나 소매점에서 구입하는 생활소비재를 의미한다. CPG 시장은 식품, 음료, 개인위생 용품, 가정용 청소 제품 등 소비자가 자주 사용하고 보충하는 일상 제품을 포함하는 방대한 부문으로 유통 시장과 대체로 겹친다.
엔비디아는 “유통 및 소비재 기업들이 AI를 통해 매출 증가와 비용 절감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 전체를 재편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유통업계의 89% “AI 도입해 운영 중”
엔비디아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89%가 현재 AI를 운영 중이라고 답했다. 이는 지난 2023년의 82%에서 증가한 수치로 AI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또 응답자의 87%는 AI가 연 매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고, 94%는 AI가 연간 운영비 절감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97%는 다음 회계연도에 AI 관련 지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해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전략적 투자 대상으로 부상했음을 보여준다고 엔비디아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가 유통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가 유통 및 CPG 산업에서 마케팅 콘텐츠 생성, 고객 분석, 개인화된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며 차세대 혁신 기술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벌인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도입했거나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기업은 전체 응답자의 80% 이상에 달했다.
구체적인 활용 사례를 들여다본 결과 AI를 업무 처리에 도입한 유통업체들은 생성형 AI를 △마케팅 콘텐츠 생성 업무(60%) △예측 분석 업무(44%) △개인화된 마케팅 및 광고 업무(42%) △고객 분석 및 세분화 업무(41%) △디지털 쇼핑 비서 업무(40%)를 중심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생성형 AI를 전략적 기술로 인식하는 기업이 5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AI가 기업 간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AI, 공급망 관리 효율 향상에도 기여
유통업체와 CPG 업체들은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와 소비자 요구의 다변화로 인해 복잡해진 공급망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엔비디아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59%가 “지난해 공급망 문제가 더욱 심화됐다”고 밝혔고, 응답자의 58%가 “AI를 활용해 공급망 운용의 효율성을 개선하고 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응답자의 45%는 “AI로 공급망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비디아 보고서는 “내년까지 AI를 활용한 공급망 관리 투자가 82%의 기업에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보고서는 AI 도입 기업들이 직면한 주요 과제로 ‘이해하기 쉽고 설명 가능한 AI 도구의 부족’ 문제를 꼽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