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보수 패키지 문제"...노동 환경 우려도 매각 이유
테슬라 주가 급등에도 "후회 없다"...장기 투자 관점 강조
최근 유럽 최대 연기금인 네덜란드 ABP가 테슬라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과도한 보수'와 '노동 환경 문제'라지만, 그 이면에는 머스크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리스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테슬라 주가 급등에도 "후회 없다"...장기 투자 관점 강조
1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ABP는 지난 3분기에 테슬라 주식 5억7100만 유로(약 8605억원)어치를 전량 매각했다. ABP 대변인은 "머스크의 보수 패키지에 문제가 있었다"며 "투자 매각 결정에는 비용, 수익률, 책임투자 요건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머스크의 보수 패키지는 2024년 여름 미국 법원에서 주주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판결을 받으며 논란이 됐다. ABP는 당시 "논란의 여지가 있고 이례적으로 높다"며 반대표를 던졌지만, 대다수 주주의 찬성으로 머스크의 보수 패키지는 통과됐다.
하지만 ABP는 머스크의 보수 문제뿐 아니라 테슬라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도 우려를 표했다. 네덜란드 신문 '헷 피난시엘레 다흐블라트'는 ABP가 테슬라를 매각한 이유 중 하나로 열악한 근무 환경을 꼽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ABP의 테슬라 지분 매각은 단순한 투자 차원을 넘어 머스크 리스크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머스크는 X(옛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각종 기행과 정치적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며 기업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최근에는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대표와 X에서 나눈 대화가 공개되면서 또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머스크의 이러한 행보는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와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BP의 매각 결정은 다른 기관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머스크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테슬라 주가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테슬라가 머스크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고 기업 가치를 유지해 나갈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