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시스 3년간 150개, 콜스 27개 매장 문 닫아
"대담한 변신"만이 살길…체험·프리미엄, K-백화점 미래는?
미국 유통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한때 미국 '소비문화'의 상징인 백화점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대담한 변신"만이 살길…체험·프리미엄, K-백화점 미래는?
13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이시스는 '대담한 새로운 장(Bold New Chapter)'이라는 생존 전략을 내세우며 3년간 150개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고, 콜스 또한 11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27개 매장의 문을 닫는다.
메이시스의 토니 스프링 최고경영자(CEO)는 "어떤 매장이든 폐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지만..."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의 말처럼 매장 폐쇄는 기업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오프라인 쇼핑의 중심지 백화점은 이제 온라인 쇼핑의 강세,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취향 등 다양한 요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비대면 소비가 증가하고 고물가·고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백화점의 '아성'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온라인 쇼핑, 백화점 아성 위협
온라인 쇼핑은 백화점의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아마존을 필두로 한 온라인 플랫폼은 편리함과 저렴한 가격, 무궁무진한 상품 구색을 무기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소비자들은 이제 시간과 노력을 아끼면서 더욱 다양한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콜스의 톰 킹스버리 CEO는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계속 구축해 나가는 과정에서 어렵지만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매장 폐쇄의 불가피성을 토로했다. 온라인 쇼핑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실제로 콜스는 오프라인 매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온라인 사업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 채널 확장과 더불어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를 강화하고 개인 맞춤형 쇼핑 경험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백화점, 미국의 전철 밟을까?
그렇다면 한국 백화점은 어떨까? 미국 백화점의 위기가 한국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한국 또한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백화점은 미국과 다른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바로 '체험'과 '프리미엄' 전략이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문화, 예술,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또한 VIP 고객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와 프리미엄 상품을 강화하며 충성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 쇼핑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오프라인만의 가치'를 제공하려는 노력이다.
◇K-백화점, 새로운 모델 제시할까?
한국 백화점은 미국의 전철을 밟는 대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며 위기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흡수하면서도 오프라인 매장만의 강점을 살려 '체험'과 '프리미엄'을 강화한다면 'K-백화점'만의 성공 신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백화점 업계의 끊임없는 혁신과 노력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단순히 '쇼핑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고객에게 '경험'과 '감동'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앞으로 한국 백화점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또 어떤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