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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시장, 2025년 급격한 둔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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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시장, 2025년 급격한 둔화 예상

과잉 생산과 치열한 경쟁 속 '옥석 가리기' 시작
정부 보조금 효과 감소...스마트 기능 경쟁 시대로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오토 쇼 미디어 데이에 비야디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오토 쇼 미디어 데이에 비야디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던 중국 전기차 시장은 2025년 성장률이 급감하며 업계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HSBC를 비롯한 주요 분석 기관들은 중국의 신에너지차 판매 증가율이 2025년에는 15~20%까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2%에 달했던 성장률과 비교하면 큰 폭의 감소세다.

이러한 둔화는 몇 가지 요인에 기인한다. 첫째, 정부 보조금과 인센티브 축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과 구매 인센티브를 제공해왔지만, 최근 재정 부담과 시장 성숙도를 고려하여 지원 규모를 줄이고 있다.

둘째, 과잉 생산과 치열한 가격 경쟁이 시장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 수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고객 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샤오미는 테슬라보다 4,000달러 저렴한 전기 세단을 출시하는 등 가격 경쟁에 불을 지폈고, BYD와 테슬라도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셋째,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스마트 기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단순히 전기차라는 사실만으로는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어려워졌으며,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자율주행 등 스마트 기능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중국 전기차 시장은 '옥석 가리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CNBC에 따르면 HSBC의 중국 자동차 연구 책임자인 위첸 딩(Yuqian Ding)은 "강력한 판매량 덕분에 어려움에 시달리는 기업들도 버틸 수 있었지만,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업계 통합 속도가 급격히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2023년 수익을 낸 기업은 비야디(BYD), 테슬라, 리 오토(Li Auto-리샹) 세 곳에 불과했다.

전기차 부품 업계도 둔화 영향…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


전기차 시장 둔화는 관련 부품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심천의 레이저 디스플레이 회사인 Appotronics는 지난해 차량용 프로젝터 스크린을 출시하여 17만 대 이상을 판매했지만, 올해는 시장 둔화로 인해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ppotronics의 리 이 회장은 "많은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R&D 예산을 삭감하고 있다"며 "이는 부품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도 불구하고, 애포트로닉스(Appotronics)는 4K 해상도 프로젝터, 대비 및 프라이버시 기능이 향상된 화면 등 신제품 출시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에 대한 새로운 레이저 기반 용도 개발에 투자하여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리 회장은 테슬라와 차세대 차량용 프로젝터 제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 '스마트화'와 '고급화'로 승부


전문가들은 중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이후 '스마트화'와 '고급화'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한다. 피치 보화(Fitch Bohua)의 Wenyu Zhou 분석가는 "높은 침투율로 인해 새로운 NEV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위 스마트 기능이 점점 더 주요 경쟁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기능, 운전자 지원 기술 등 스마트 기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고급 소재, 프리미엄 디자인 등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2025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폭발적인 성장세가 둔화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고급화 전략이 필수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