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 속 '하이브리드' 기회 노리는 토요타...정부 인센티브 확대 총력
중국 업체, 전기차 보조금 유지 위해 규제 완화 요구...생산 쿼터 연기 등 성과
동남아시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에서 일본과 중국 자동차 업체 간의 치열한 로비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일본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중국 업체, 전기차 보조금 유지 위해 규제 완화 요구...생산 쿼터 연기 등 성과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로 불리는 태국은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의 핵심 거점이다. 하지만 최근 태국 자동차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가 꺾이며 전환점을 맞았다. 자동차 대출 심사 강화 등의 영향으로 신차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 판매량은 2023년 급증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강점을 가진 일본 업체들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토요타는 태국 정부에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픽업트럭과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정부 지원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토요타는 태국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하며 구축한 탄탄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정부 및 정치권에 대한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지난달 태국을 방문해 패통탄 시나왓 총리와 면담을 갖고 하이브리드 차량 진흥을 위한 정부 조치를 요청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도 태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국 정부는 2022년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며 중국 업체들의 태국 시장 진출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로 중국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보조금 유지를 위해 정부에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 기한 연장, 수입 전기차 재수출 허용, 생산 목표 조정 등을 요구하며 로비 활동을 펼쳤고, 일부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전기차 생산 쿼터를 달성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 조치가 도입되는 등 중국 업체들의 부담은 여전히 크다.
태국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수요 둔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 증가, 일본과 중국 업체 간의 로비전 등 다양한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전기차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많지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정부 정책 기조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일본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를 위해,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 보조금 유지를 위해 각자의 전략을 앞세워 로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태국 자동차 시장에서 어떤 기술이 주도권을 잡을지, 일본과 중국 업체 중 누가 승기를 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