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3년 내 시장 점유율 10% 달성 목표"
일본 공조(空調) 전문기업 다이킨이 인도에서 설계한 모델로 브라질 프리미엄 주택시장 공략에 나선다. 다이킨은 브라질 가정용 에어컨 시장에서 현재 4% 수준인 점유율을 3~4년 내 1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라고 14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다이킨은 오는 4월 브라질 가정에 특화된 에어컨 시리즈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신제품은 인도 개발팀이 주도적으로 설계를 맡았다. 인도팀은 신흥시장 제품에 대한 현지 수요 파악, 사양 현지화, 부품 조달 등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다이킨은 이전에도 인도 엔지니어들과 협력해 브라질에서 제품을 판매한 바 있지만, 시장에 출시하는 공조 시스템의 부품 조달과 기본 설계에 인도팀이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의 주요 도시들에서는 고급 콘도미니엄 건설이 활발하다. 특히 상파울루의 신축 콘도들은 넓은 거실과 브라질식 바비큐인 '츄라스코' 시설을 갖추고 있어 상업용에 가까운 대형 에어컨 수요가 있다.
해발 700m에 위치한 상파울루는 여름에도 비교적 쾌적한 기후로 유명하다. 이로 인해 많은 고급 콘도, 특히 구축 아파트들은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브라질의 평균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에어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로베르토 이 다이킨 브라질 법인장은 "브라질 시장에서는 기술 진보와 수요 발전이 더뎠다"면서도 "현재 500만 대인 가정용 에어컨 보급 대수가 향후 5배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이킨의 브라질 매출은 지난 3년간 두 배로 성장했다. 상업용 시장에서는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가정용 시장에서는 중국과 한국 기업들에 뒤처져 약 4%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회사는 경쟁사 대비 25% 가량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효율성을 무기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020년 브라질이 시행한 에너지 표준 개정이 이러한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 개정은 다이킨과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의 적극적인 로비의 결과물이다.
새로운 기준 도입 이후 에너지 절약형 인버터가 장착된 에어컨의 비중이 30%에서 70%로 크게 증가했다. 2026년에는 에너지 기준이 더욱 강화될 예정이어서 고효율 제품에 강점을 가진 다이킨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이킨은 브라질 현지 엔지니어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살바도르에 교육시설을 설립해 설치 및 유지보수 기술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프리미엄 제품에 걸맞은 서비스 품질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매출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는 다이킨은 브라질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 인도의 개발력과 일본의 기술력을 결합해 브라질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