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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태양광 시장 진출 앞둔 中 기업들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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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태양광 시장 진출 앞둔 中 기업들의 딜레마

트럼프 취임 앞두고 현지 진출 전략 '수정'...관세·규제 강화 우려
베트남 타이 응우옌에 있는 중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트리나솔라의 시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타이 응우옌에 있는 중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트리나솔라의 시설. 사진=로이터
중국 태양광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트럼프 차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트리나솔라는 최근 텍사스 신규 공장을 미국 배터리 제조업체 프라이어에 3억 달러 이상에 매각하기로 했다. 대신 프라이어 지분 19.08%를 확보해 경영 참여권을 유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국 태양광 업계는 포화된 내수시장과 높아지는 해외 무역장벽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미국이 지난해 동남아 4개국産 태양광 제품에 최대 271.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우회 수출 길마저 막혔다.

이에 많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직접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중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발표하거나 개발 중인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연간 26기가와트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미국 전체 설치용량(40.5기가와트)의 64% 수준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투자계획을 재검토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미국 중국태양광협회의 오션 위안 회장은 "많은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들이 앞으로의 길에 대해 불확실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가 공약한 대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60%까지 인상할 경우, 원자재와 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하는 미국 내 생산업체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미국은 지난달 중국산 태양광 웨이퍼와 폴리실리콘에 대한 관세를 50%로 두 배 인상하기로 했다.

미 의회에서는 이미 중국이 지원하는 공장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초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클린에너지어소시에이츠의 크리스티안 로잘룬드 선임 분석가는 "중국 기업들은 미국 내 공장 통제권을 비중국 파트너에게 양도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미국 시장 진출에 긍정적이다. C&D클린에너지의 리더얀 책임자는 "미국에서의 이익률이 유럽의 두 배 이상"이라며 "정책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현지화가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중국이 전 세계 태양광 공급망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미국의 '탈중국' 정책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자본시장의 일관되고 안정적인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미국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는 향후 5년간 미국의 연간 태양광 설치 용량이 43기가와트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태양광 시장인 중국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