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올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예상되는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가능성에 대응해 회사의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핵심 반도체다.
EE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시안 공장의 낸드 웨이퍼 생산량을 종전의 월 20만 장에서 17만 장으로 약 10% 이상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뿐 아니라 경기도 화성 반도체공장 12라인과 17라인의 낸드플래시 생산량도 조정하는 등 전체적인 낸드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EE타임스는 전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4분기 현재 낸드플래시 가격은 부분적으로 안정세를 보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5~10%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주요 IT 기업들이 재고를 축적하며 수요가 둔화된 상황에서 가격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일본의 키옥시아, 미국의 웨스턴디지털, 미국의 마이크론, 중국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주요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여전히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으나 PC, 스마트폰, 서버 등 주요 수요처에서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익성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SK하이닉스는 삼성과 대조적으로 낸드 생산량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엔터프라이즈 SSD 분야에서 높은 판매량과 이익을 기록하며 기술적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낸드 시장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는 기술력과 생산 효율성 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인공지능(AI) 스토리지와 엔터프라이즈 SSD 수요로 주목받았으나 최근 수요가 둔화되면서 가격 하락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엔터프라이즈 SSD 제품의 가격은 지난해 4분기 0~5% 상승에 그쳤으며 올 1분기에는 최대 10%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시장 상황에 따른 합리적인 대응으로 보고 있다고 EE타임스는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생산량 조정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삼성전자는 단순한 생산량 축소를 넘어 효율적인 공정 관리와 기술 개발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생산 확대는 기술적 자신감의 표현일 뿐만 아니라 시장 점유율을 늘리려는 장기적 전략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