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 크리스토퍼 월러 "비둘기 변신"
미국 연준 FOMC가 "3월부터 다시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증시 비트코인 등 금융시장은 소매판매와 실업수당 고용 물가지표 호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연준 매파 크리스토퍼 월러의 "비둘기파 변신"도 예의주시하고 있다.17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 인사로 꼽혀온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16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예상대로 이어질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장 기대보다 빨리 이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월러 이사는 이날 미 CNBC 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 경로를 이어갈 경우 금리 인하가 현재 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것보다 이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윌러이사는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2% 물가 목표에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다고 낙관한다"며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이어질 경우 상반기 중 추가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3월 금리 인하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인하 횟수에 관해선 연내 3∼4회 인하가 여전히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실제 인하 횟수는 경제지표 추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준 월러 이사의 이 같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의 발언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정체하고 강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인하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월러 이사는 지난 9일 공개 연설에서도 인플레이션 둔화세 지속을 낙관한다며 추가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견해를 시사한 바 있다. 그는 작년 1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둔화세의 진전을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6개월 전 대비 상승률과 전월 대비 상승률은 둔화세가 지속됨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월러 이사는 FOMC 구성원 가운데 온건한 매파 성향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연준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지속하던 2023년 11월 월러 이사가 기존의 매파적 입장을 철회하는 발언을 하자 월가가 이를 연준의 정책 전환(피벗)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시장이 크게 요동친 바 있다.
뉴욕증시는 새 행정부 재무장관 지명자 스콧 베센트의 '입'과 신규 경제 지표, 주요 기업 실적 등을 주시하며 하락세로 출발했다. 동반 상승세로 문을 열었다가 곧 약세 전환했다. 앞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전날 동반 급등세로 마감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 재가열 우려를 완화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주요 금융기업들의 호실적이 위험 선호 심리를 되살려 다우지수는 1.65%, S&P500 1.83%, 나스닥 2.45% 각각 오르며 3대 지수 모두 작년 11월 6일 이후 '최고의 날'을 보냈다.
뉴욕증시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6월까지 현행 기준금리(4.25~4.50%)를 그대로 유지할 확률은 31.3%로, 전일 같은 시간대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유럽증시는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