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연준의 ‘매파’ 위원인 월러 이사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이례적으로 ‘비둘기파적’ 발언을 쏟아내며 올해 첫 금리 인하가 상반기에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전일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를 언급하면서 "이런 수치가 계속 나온다면 올해 상반기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3월 금리 인하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어제 우리가 얻은 인플레이션 지표는 매우 좋았다"면서 지난달 근원 물가 상승 압력이 진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거나 그 경로가 계속되는 한, 나는 확실히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는 것보다 더 빨리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얼마나 많은 금리 인하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월러 이사는 "모든 것은 지표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우리가 많은 진전을 이룬다면, 더 많이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면서 0.25%포인트(25bp)씩 3~4차례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그렇지만 "만약 지표가 협조하지 않는다면, 두 번의 금리 인하로 돌아갈 수도 있고,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한다면 인하 횟수가 한 번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월러 이사의 발언 이후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베팅을 좀 더 공격적으로 늘렸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5월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은 약 50%까지 상승했다. 또한 연말까지 2차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약 55%로 반영했다. 이는 월러 이사의 발언 이전보다 약 10%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이틀째 큰 폭으로 하락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월러 이사의 발언 이후 전일 대비 3bp가량 내린 4.238%로 떨어졌다.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5bp 하락한 4.608%를 기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