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거래위, 펩시코 '차별 할인 정책' 제소..."월마트에 가격 혜택"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17일(이하 현지시각) 글로벌 청량음료 제조업체 펩시코를 특정 대형 유통업체에 차별적인 가격 혜택을 제공한 혐의로 제소했다고 밝혔다. 특정 유통업체는 월마트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TC는 펩시코가 일부 대형 유통업체에만 유리한 가격 조건을 제시해 다른 유통업체들, 특히 독립 편의점과 대형 식료품점 체인들이 불리한 경쟁 환경에 놓이게 했다고 밝혔다. 펩시코의 이같은 처사는 소비자 물가를 상승시키고 시장 경쟁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FTC는 강조했다.

FTC는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모든 소매업체가 규모에 상관없이 자신의 역량, 효율성, 재능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의 교체로 퇴임을 앞둔 리나 칸 FTC 위원장은 “FTC의 이번 조치는 모든 유통업체가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펩시코는 FTC의 소송 제기는 정치적으로 편향된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월마트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지난 1936년 제정된 ‘로빈슨-패트먼법’에 근거하고 있다. 이 법은 기업이 특정 거래처에 대해 부당한 가격 차별을 할 경우 이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법은 수십 년간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로 연방 정부가 적극적으로 집행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로이터는 “FTC의 이번 결정은 미국 유통업계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소송 결과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 소매업체 간 거래 관행이 재정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