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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세계 캐비어 시장 60% 점유...'고급식품 강국'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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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쓰촨성, 세계 캐비어 시장 60% 점유...'고급식품 강국' 부상

세계 최대 규모 양식장 갖춘 룬자오 수산, 연간 60톤 생산해 30개국 수출
중국 쓰촨성 야안의 산기슭에서 집들이 보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쓰촨성 야안의 산기슭에서 집들이 보인다. 사진=로이터
중국 쓰촨성이 세계 캐비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자이언트 판다의 고향으로 알려진 쓰촨성 야안시에 위치한 쓰촨 룬자오 수산은 현재 전 세계 캐비어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며, 고급 식품 시장의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쓰촨 룬자오 수산의 성공은 중국 양식 산업의 혁신적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15만 평방미터에 달하는 대규모 양식장에서는 274개의 수영장을 통해 70만 마리 이상의 철갑상어를 사육하고 있다. 연간 약 60톤의 캐비어를 생산하며, 이 중 3분의 2를 30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설립자 리준은 1996년 메기 양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2001년 경쟁이 치열한 메기 시장을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인 철갑상어 양식으로 전환을 결정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성공 사례가 전무했지만, 해외 양식장 견학과 러시아 등지에서 어린 물고기를 수입하며 시행착오를 거쳐 기술을 축적했다.

2006년 캐비어 전문기업으로 쓰촨 룬자오 수산을 설립했지만, 초기에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철갑상어가 캐비어 생산이 가능한 크기로 자라는 데 8년에서 15년이 걸리기 때문이다. 2008년 쓰촨 대지진으로 30만 마리의 치어가 폐사하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2012년 마침내 안정적인 품질의 캐비어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회사의 품질 관리 책임자인 장란은 "유럽산 소금만을 사용하며, 알 채취부터 캔 밀봉까지 전 과정을 15분 이내에 완료한다"고 설명했다. 티베트 고원의 녹은 물을 사용해 불순물 없는 강한 풍미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산 캐비어의 성장 배경에는 카스피해 철갑상어의 남획으로 인한 공급 부족이 있다. 멸종위기종의 야생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워싱턴 협약)으로 야생 철갑상어의 국제 거래가 제한되면서, 안정적인 품질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양식 캐비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산 캐비어는 이미 세계적 브랜드들의 인정을 받고 있다. 루이비통이 청두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The Hall'과 프랑스 레스토랑 체인 'Jean-Georges'의 상하이 매장에서도 쓰촨 룬자오 수산의 캐비어를 사용하고 있다. 도쿄의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베톨라 다 오치아이'의 오치아이 츠토무 셰프는 "안정적인 품질과 뛰어난 식감"을 높이 평가했다.

쓰촨성의 캐비어 산업은 지역 관광업과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인 주자이거우 계곡과 마파두부의 발상지 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현지 특산품으로서 새로운 먹거리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청두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실버 포트'에서는 캐비어를 활용한 현대적 중식 요리를 선보이며 지역 음식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중국의 캐비어 산업은 고부가가치 식품 시장에서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통적인 유럽 고급 식품 시장에서 중국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식품 산업의 판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