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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대형 댐 건설, 인도와 수자원 갈등 새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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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대형 댐 건설, 인도와 수자원 갈등 새 변수로

1370억 달러 규모 야룽창포강 댐 프로젝트, 삼협댐 3배 발전량 목표
중국 윈난성 차오지아현과 쓰촨성 닝난현 사이의 국경에서 바이허탄 수력 발전소가 운영 중인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윈난성 차오지아현과 쓰촨성 닝난현 사이의 국경에서 바이허탄 수력 발전소가 운영 중인 모습. 사진=로이터
중국이 티베트 고원의 야룽창포강(인도명 브라마푸트라강)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 댐 건설을 승인하면서, 인도와의 수자원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1조 위안(약 1370억 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연간 3000억 킬로와트시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국의 대표적 수력발전소인 삼협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당장의 갈등을 유발하지는 않더라도, 이미 불신과 국경 충돌, 경쟁하는 지역적 야망으로 얽힌 양국 관계에 새로운 긴장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네기 인디아의 시바니 메타 선임연구원은 "뉴델리와 베이징의 진정한 도전은 이 문제가 양국 관계의 또 다른 발화점이 되는 것을 막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댐 건설은 중국과 인도 관계의 근본적인 불신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양국은 3,488km에 달하는 국경을 공유하고 있으며, 1962년 중국-인도 전쟁 이후 지속된 긴장 관계는 2020년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의 유혈 충돌로 다시 한번 격화된 바 있다.
특히 인도 측은 중국이 상류 국가로서의 지위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O.P. 진달 글로벌 대학의 군잔 싱 교수는 "중국이 수문학적 데이터 공유를 꺼리는 것은 이미 인도의 홍수 관리와 농업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 분석가 이반 리다레프는 "인도는 중국의 댐 건설에 분개하고 있지만, 상류 국가인 중국이 모든 카드를 쥐고 있어 이를 막을 방법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최근 티베트에서 발생한 규모 6.8의 지진은 댐 붕괴 시 발생할 수 있는 대규모 자연재해에 대한 우려도 키우고 있다.

날란다 대학의 라지브 란잔 차투르베디 교수는 "히말라야 지역의 취약한 생태계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특히 위험하게 만든다"며 환경적, 인도주의적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편 중국은 이미 야룽창포강 상류에 4개의 댐을 완공했으며, 이는 부탄과 방글라데시를 포함한 주변국들과의 긴장을 고조시켜 왔다. 인도 역시 브라마푸트라강에 두 개의 댐을 건설했으며 추가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랜드코퍼레이션의 라피크 도사니 분석가는 "양국 모두 환경적 결과나 인구 이동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댐 방류 관리를 위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물 관리 전담 대화 채널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초국경 하천의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양국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국경 분쟁과 8510억 달러에 달하는 무역적자 등이 더 시급한 현안으로 남아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대니얼 마키 선임고문은 "중국이 무역이나 국경 문제에서 위협적일수록 인도는 댐의 지정학적 활용 가능성을 더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