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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탄탄한 경제' 인수한 2기 트럼프…급진적 개혁 필요성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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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탄탄한 경제' 인수한 2기 트럼프…급진적 개혁 필요성 적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추이. 사진=미 의회예산처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추이. 사진=미 의회예산처
20일(현지시각)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가 이끌 미국 행정부는 탄탄한 경제를 물려 받은 상황에서 출발하게 돼 급진적인 개혁보다는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하는데 방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고 경제학자들이 내다봤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에 재입성하는 트럼프는 첫 대통령 임기 때와는 달리 낮은 실업률, 안정적인 경제 성장세, 소비 증가 등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뒷받침된 상황에서 대통령직을 인수한다.

다만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연방 재정 적자, 금리 상승 등은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미국 실업률은 4.1%로 이는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 상태에 근접했음을 시사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2월 신규 고용은 25만6000개로 탄탄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임금 상승으로 소비도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달 18일 연준 이사회(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는 매우 훌륭한 상태에서 작동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통화 정책의 긴장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진단으로 진보 성향의 유력 경제 싱크탱크인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 역시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역사적으로 가장 강력한 경제 상황 속에서 두 번w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는 경제는 실업률, 고용 성장, 주식 시장 상승률 등 여러 지표에서 2000년 이후 가장 양호한 수준"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시 비벤스 EPI 연구원은 “2기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부시 행정부 이후 가장 탄탄한 경제 상황에서 정권을 인수 받았다”면서 “과거 거품이 꺼지며 경기 침체를 초래했던 2001년과 같은 위험 요소도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학자는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성공하려면 현재의 뛰어난 경제 상황을 해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관세, 추방, 적자 재원을 동원한 감세와 같은 정책이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상황에서 문제는 얼마나 공격적으로 추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카렌 다이넌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시기의 경제적 불균형과 다르게 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제약 속에서 출발한다”면서 “그가 이민 제한과 같은 정책을 통해 노동 시장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경우 바이든 행정부 후반기의 높은 경제 성장률을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이라는 도전 속에서 시작된다. 현재 인플레이션은 2% 목표치를 넘은 상태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에 근접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첫 임기 당시 4%에 불과했던 수준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또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와 채무 비용이 높아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미국의 재정 책임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최근 “인플레이션 문제는 해결될 것이며 걱정할 필요 없다”면서도 “재정 적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이 문제는 언젠가 시장이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할 가능성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2기 트럼프 행정부가 큰 규모의 개혁 대신 현재 경제의 강점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관세와 이민 제한 같은 정책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