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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12년 만에 日 세탁기 시장 재진출...AI 탑재 '프리미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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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12년 만에 日 세탁기 시장 재진출...AI 탑재 '프리미엄' 전략

中 하이센스도 20만엔 대 세탁 건조기 출시...파나소닉 아성에 도전장
"日 맞벌이 증가, 가사 시간 단축"...고가·고성능 가전 수요 겨냥
일본 가전 '프리미엄 시장' 점유율 하락...한국·중국 기업에 '기회'
LG전자의 '트롬오브제 컬렉션 워시콤보'제품과 워시타워 제품이 집안에 배치되어 있다.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의 '트롬오브제 컬렉션 워시콤보'제품과 워시타워 제품이 집안에 배치되어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12년 만에 일본 세탁기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며 파나소닉, 히타치 등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고가 가전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닛케이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I를 탑재한 프리미엄 드럼식 세탁기를 앞세워 일본 소비자들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50만 엔(약 470만 원)대의 고가 세탁기 모델을 시험 판매하며 일본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 시험 판매 결과, 건조 기능 등 프리미엄 기능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 일본 주택에 최적화된 크기와 디자인의 신제품을 개발해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AI를 탑재해 옷감 손상 없이 세탁할 수 있는 드럼식 세탁기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센서로 세탁물의 무게와 재질을 분석해 세탁 방법을 자동으로 선택하고, 세탁물의 무게와 오염도를 감지해 적정량의 세제를 자동 투입하는 기능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도 고가 가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25년 봄, 20만 엔(약 190만 원)대의 드럼식 세탁 건조기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다.
하이센스는 2021년 일본에 백색 가전 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시장 조사 및 일본 시장 전용 제품 개발에 힘써왔다. 관계자는 "해외에 비해 좁은 일본 주택에 두기 쉬운 형태로 만들고 진동과 소음을 줄였다"고 밝혔다. 프로 야구팀 스폰서십 등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온 하이센스는 고가 모델 판매를 통해 일본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와 하이센스가 일본 프리미엄 가전 시장을 공략하는 배경에는 맞벌이 가구 증가와 가사 시간 단축에 대한 높은 수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건조 기능 등 가사 시간 단축으로 이어지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전기공업회(JEMA)에 따르면 일본 국내 세탁기의 평균 단가는 9만5000엔(약 88만 원)으로 10년 전부터 50% 상승했으며, 고가 가전 시장은 계속해서 확대되는 추세다.

영국 조사 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일본 냉장고 시장에서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60.6%로 2014년 70.4%에서 하락한 반면, 중국 브랜드는 15.7%에서 28.1%로 상승했다.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기업의 공세 속에서 파나소닉과 히타치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해왔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면서 한국과 중국 기업에게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일본 기업 브랜드에 집착하지 않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 기업들은 저가 제품 등으로 일본 시장을 개척하여 인지도를 높였다. 고기능 가전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면서 일본 가전의 세력 구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