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50도 '얼음 탄환', 핵융합 에너지 생산 효율 극대화
'인공태양' EAST, 고성능 플라즈마 실험으로 상용화 가속
중국이 핵융합 발전의 핵심 기술인 '극저온 펠릿 주입'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며 '인공태양'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인공태양' EAST, 고성능 플라즈마 실험으로 상용화 가속
19일(현지시각) 과학 뉴스 사이트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합비물질과학연구원 연구팀은 극저온 펠릿 주입 시스템을 개발하고, 자체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영하 250℃ 이하의 초저온에서 수소 동위원소 가스를 고체 얼음 펠릿으로 만들어 핵융합로 내부 플라즈마에 초고속으로 주입하는 기술이다.
기존 연료 주입 방식보다 연료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차세대 핵융합 장치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국제열핵융합실험로(ITER), 중국핵융합공학시험로(CFETR), 유럽시범핵융합로(EU-DEMO)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극저온 펠릿 주입' 기술, 핵융합 발전의 게임 체인저
핵융합 발전은 태양에서 에너지가 생성되는 원리를 이용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때 극저온 펠릿 주입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극저온 펠릿은 플라즈마 내부 깊숙이 침투해 연료를 효율적으로 공급하고, 플라즈마의 온도와 밀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핵융합 반응 효율을 높여 에너지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은 1초에 1~10회 발사 가능하며, 펠릿 속도는 최대 300m/s 이상으로 국제적인 기술 수준과 동등하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을 '인공태양'로 불리는 EAST 토카막 장치에 설치해 고밀도 플라즈마 실험에 활용할 계획이다.
'인공태양' EAST,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앞당길까
EAST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토카막 장치로, 핵융합 에너지 연구 분야에서 여러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21년에는 1억2000만℃에서 101초 동안 플라즈마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으며, 2023년에는 7000만℃에서 1056초 동안 플라즈마를 유지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EAST 연구팀은 극저온 펠릿 주입 기술을 통해 플라즈마 성능을 더욱 향상시켜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공태양' 연구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가두는 기술, 플라즈마 입자의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초강력 소재 개발 등 난제들이 남아있다.
중국은 '치샤오'라는 플라즈마 장치를 개발해 핵융합로 소재 연구를 진행하는 등 핵융합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50여 개국 120여 개 연구기관과 협력하며 국제적인 공동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번 극저온 펠릿 주입 시스템 개발 성공은 중국의 핵융합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성과다. 중국이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를 선도하며 '인공태양'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