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캐나다 관세도 "협상용 카드일 뿐" 국가부채 디폴트 우려
트럼프 대통령이 예상 밖으로 보편 관세폭탄을 보류하면서 미국과 세계 경제에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특히 뉴욕증시에서는 연준 FOMC 금리인하 전면 수정체 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관세 폭탄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생각 보다 적게 나타날 수 있다면서 금리인하 속도 조절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 리플 솔라나 이더리움 등 가상 암호 화폐와 달러환율 국채금리 그리고 국제유가도 관세폭탄 유예에 큰 기대는 나타내고 있다. 그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중국에 2월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은 뉴욕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월스트릿 저널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으름장은 단순한 협상용 제스처일뿐 이라고 보도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국가부채가 법적 상한선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에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 조치가 시행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전 재무부 장관은 상·하원 지도부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달 서한을 통해 14~23일 사이 부채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며 "재무부는 21일부터 특별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별 조치란 의회가 정한 부채한도를 넘지 않기 위해 공무원기금 두 곳에 대한 지급을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무부는 우선 3월14일까지 공무원 연금·장애기금과 우편서비스 퇴직자 건강보험기금에 대한 신규 지급을 중단할 계획이다. 옐런 장관은 "이러한 조치가 얼마나 지속될지 불확실하다"며 "미국의 신용을 보호하기 위해 부채한도를 상향하거나 부채한도 적용을 유예할 것을 의회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특별 조치가 종료되는 이른바 '엑스 데이트(X date)'까지 의회가 부채한도를 상향하거나 유예·폐지하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는 디폴트 상태에 빠지게 된다. 미국의 보수 싱크탱크인 경제정책혁신센터는 6월 중순을 엑스 데이트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부채한도 확대를 둘러싸고 조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 간 대립이 지속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부채한도 폐지'를 강력 요구하면서다.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한 대규모 감세안, 국경 장벽 완공 등을 집행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공화당 내부 반발로 해당 요구는 올해 예산안에서 제외됐고, 부채한도는 1조5000억달러 상향됐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향후 10년 동안 국가부채 규모는 21조100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국가부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118%로 사상 최대치에 이를 전망이다. CBO는 올해 회계연도에만 예산 적자가 1조9000억달러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미국 국가부채는 36조2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월 22일= 트럼프 행정 명령 프록터앤드갬블(P&G), 존슨앤드존슨 실적발표
1월 23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GE에어로스페이스, 텍사스인스트루먼츠, 24일 버라이즌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실적발표
1월 24일=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확정치, S&P글로벌 PMI 예비치 , 일본은행 금리인상 BOJ 금융정책결정회의
코스피가 22일 미국발 관세 우려가 누그러지자 두 달여 만에 2,540대로 올라섰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29.03포인트(1.15%) 오른 2,547.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8일(2,561.15) 이후 두 달 반 만에 최고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천549억원, 4천98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은 3천472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의 코스피 현·선물 동반 순매수는 지난 16일 이후 4거래일 만이다.
미국발 관세 우려가 완화되자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개선, 국내 증시의 반등 동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는 개장 직전 전해진 중국에 대한 10% 관세 부과 소식에 잠시 주춤했지만, 기존에 트럼프의 SNS를 통해 언급된 바 있어 (이를) 빠르게 소화하며 상승 흐름으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오라클 주도의 인공지능(AI) 시대를 선언한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는 3.44% 오른 22만5천500원으로 지난해 7월 16일(23만3천원) 이후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005930](1.5%), 한미반도체[042700](11%) 등 다른 반도체주도 동반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8.62%), 효성중공업[298040](8.58%) 등 원전주가 강세였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1.55%), 삼성SDI[006400](2.35%), 엘앤에프[066970](3.18%) 등 이차전지주도 하루 만에 반등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NAVER[035420](-0.24%), HD현대중공업[329180](-3.98%) 정도 약세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6.24포인트(0.86%) 오른 732.31에 거래를 마쳤다. 우리로[046970](29.99%), 아이윈플러스[123010](29.98%), 빛과전자[069540](29.96%) 등 양자 컴퓨팅 관련 종목들은 상한가에 장을 마감했다. 알테오젠[196170](5.23%), 에코프로비엠[247540](3.57%), 에코프로[086520](3.28%), 삼천당제약[000250](4.34%) 등은 올랐고, HLB[028300](-0.87%),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2.88%), 리가켐바이오[141080](-1.25%) 등은 내렸다.
한국시간 22일 아침에 마감한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37.98포인트(1.24%) 오른 44,025.8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58포인트(0.88%) 오른 6,049.2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6.58포인트(0.64%) 오른 19,756.78에 각각 마감했다. 취임 첫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관련 발언과 행동이 당초 예상했던 것과 달리 비교적 온건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의 우려를 던 영향을 받았다.
알렉 필립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관세정책 언급이 예상했던 것보다 온건했다"며 "현재로선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우선순위에 있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직후 불법 이민 및 마약 유입 방지에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임 당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취임 당일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고, 오는 2월 1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우선주의 무역 정책' 각서를 통해 연방정부 각 부처에 4월 1일까지 통상정책 재검토 결과를 보고하도록 지시해 관세정책의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높였다. 럼프 행정부가 규제 완화 등 친기업 정책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투자 심리를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주주인 트럼프미디어는 취임 후 첫 거래일에서 11.09% 급락, 주가가 대선 승리 직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트럼프미디어는 트럼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다.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이날 2.27% 올라 시가총액이 3조4천490억 달러를 기록하며, 애플을 제치고 다시 시총 1위에 올랐다. 애플은 월가의 잇따른 투자의견 하향 여파로 이날 3.19%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화성 개척을 언급한 뒤 인투이티브 머신(24%), 로켓 랩(30%) 등 우주·항공기업 주가가 폭등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비상장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투자하는 상장펀드 '데스티니 테크100'은 이날 8.4%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미국 내 석유·천연가스 증산을 예고하면서 국제유가는 이날 하락세를 이어갔다.
22일 원/달러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관한 경계심으로 하락 폭을 축소한 채 주간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9원 내린 1,437.6원을 기록했다. 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4.5원 내린 1,435.0원에서 시작해 장 초반 9.5원 낮은 1,430.0원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서서히 반등해 하락 폭을 축소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8% 떨어진 108.128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캐나다·멕시코(25%)에 이어 이날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화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는 가상화폐 규제 완화를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화폐 관련한 첫 번째 주요 조치다. SEC는 성명을 통해 마크 우예다 SEC 위원장 직무대행이 가상화폐에 대한 '포괄적이고 명확한' 규제 체계를 개발할 가상화폐 TF를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SEC는 "TF는 명확한 규제 선을 긋고, 현실적인 등록 경로를 제공하며, 합리적인 공개 체계를 만들고, 집행 자원을 신중하게 배치하는 것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상화폐 현물 시장 거래에 대한 명확한 관할권을 가진 규제 기관이 없는 가운데 직전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비트코인을 뺀 대부분의 가상화폐를 상품이 아닌 증권법의 적용 대상이 되는 증권으로 판단해 가상화폐 업계 전체에 걸친 단속과 소송을 주도해왔다. '친(親)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은 겐슬러 위원장을 해임하겠다고 공언했고, 겐슬러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에 사퇴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 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