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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트럼프의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 미국 경제에 치명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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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0] 트럼프의 대규모 이민자 추방 정책, 미국 경제에 치명타 우려

지난해 2월 2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가운데)가 미국 텍사스주 이글 패스에 있는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2월 2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가운데)가 미국 텍사스주 이글 패스에 있는 텍사스와 멕시코 국경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20일(현지시각)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가 무섭게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을 강행할 경우 미국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범죄 기록이 있는 이민자 추방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불법 체류자 전원을 추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폴리티코는 “경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정책이 실행될 경우 농업, 건설, 의료 등 주요 산업의 노동력 부족으로 물가 상승, 생산성 저하, 서비스 공급 부족 등 광범위한 경제적 충격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미 의회예산국(CBO)과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약 330만 명의 이민자가 미국으로 유입됐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불법 체류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민자들의 유입은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완화하고 경제 생산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미국 내 불법 체류자는 약 11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약 830만명이 노동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는 “불법 체류 노동자가 미국 전체 노동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라면서 “특정 산업에서는 훨씬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농업과 건설 업계에서는 각각 약 40%와 10% 이상, 노인 돌봄 서비스에서는 약 7%가 불법 이민자로 구성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농업 부문은 불법 이민자 노동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 농무부는 “불법 체류자들은 농작물 생산 노동력의 약 40%를 차지하며 일부 주에서는 그 비중이 훨씬 더 높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통령선거 기간 동안 이민자 추방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슬로건을 반복했다. 그는 “우리가 불법 체류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국 경제와 사회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강력한 정책을 예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규모 추방이 오히려 경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제학자인 마이클 클레멘스 미국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불법 체류자는 단순히 노동력 공급원일 뿐 아니라 경제 생산의 중요한 구성 요소”라면서 “이들을 제거하면 생산성이 감소하고, 이는 다시 경제 전반에 걸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농업, 건설, 의료 서비스와 같은 필수 산업에서 이민자 노동력을 대체할 인력을 단기간에 확보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추방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물가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티븐 무어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10만명 이상을 추방하면 농업 생산이 둔화하고, 주택 건설 비용이 급등하며, 의료 산업은 인력 부족으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같은 영향은 특히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구에 더 큰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주택건설협회(NAHB)는 이미 심각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짐 토빈 NAHB 대표는 “주택 건설 부문은 신규 주택 공급을 통해 임대료와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건설 노동력을 감소시키면 주택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택 부족 문제는 이미 주요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위한 주택 건설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노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토빈 대표는 “숙련된 국내 노동력을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현재 상황에서 이민자 노동력 없이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농업 부문 역시 큰 타격이 예상된다. 한 농업 전문가는 “농업 생산이 둔화되면 식료품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와 같은 주요 농업 주에서는 이민자 노동력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의료 산업 역시 불법 체류자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미 이민위원회는 “노인 돌봄 서비스 종사자의 약 27%가 이민자”라면서 “노동력 공급이 줄어들면 이미 심각한 의료 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 든 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인 요양 시설과 재택 간호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해당 분야의 노동력 부족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경제학자 낸시 우는 “노동력 감소는 환자들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국민 건강과 복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