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셩 총재 "홍콩 자산 비중 상당히 늘릴 것"
중국이 3조2000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중 홍콩 자산 비중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판공셩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총재가 홍콩 자산 투자 확대를 공언하면서, 중국의 홍콩 금융허브 지원 의지가 재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판 총재는 최근 "외환보유고의 홍콩 자산 비중을 상당히 늘리겠다"고 밝혔다. 자세한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현재 한 자릿수 수준인 홍콩 자산 비중이 최대 12%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운용 현황은 기밀사항으로 분류돼 정확한 내역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2018년부터 4년의 시차를 두고 미국 달러 자산 비중만을 공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유동성과 안전성을 고려해 외환보유고의 절반 정도를 미국 달러 자산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기준 세계 평균 달러 자산 비중(61%)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추가 달러 자산 축소 여력은 제한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자산 비중 확대는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의 위안화 비중(12.28%)을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당국이 주요 금융정책 결정에서 SDR 비중을 벤치마크로 활용해왔기 때문이다.
만약 중국이 외환보유액의 10%를 홍콩 자산에 추가 배분할 경우, 약 3200억 달러(2조4000억 홍콩달러)의 자금이 홍콩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 홍콩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35조 홍콩달러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
판 총재는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주룽지 총리가 홍콩 지원을 약속한 사례를 언급하며, 필요 시 중국이 지원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가 단순한 자산운용 전략 변경을 넘어 홍콩의 금융허브 위상을 지키려는 중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최근 홍콩 증시 부진과 외국인 투자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