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제55차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딩 부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특정 국가를 언급하지는 않은 채 "우리는 무역흑자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무역 균형을 맞추기 위해 더 경쟁력 있고 품질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수입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및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딩 부총리는 경제적 세계화가 상호 이익과 공동 진보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호무역주의는 어디에도 이르지 못하며,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면서 "다자주의가 세계 평화를 유지하고 인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딩 부총리는 이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에게 중국에 대한 투자 촉진을 촉구했다.
딩 부총리는 "중국에 대한 외국 기업의 투자 확대를 환영한다"면서 중국이 자국과 외국 기업의 투자에 있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딩 부총리는 또한 중국 경제의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이 세계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딩 부총리의 발언에 앞서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에 초점을 맞추면서 오는 2월 1일부터 최대 25%의 관세를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전 세계적으로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시정하고 자신의 첫 번째 임기 동안 체결한 협정을 중국이 준수하고 있는지 조사하라는 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은 부동산 위기 장기화, 높은 지방정부 부채 및 소비자 수요 약화로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수출 전망은 그나마 밝은 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이행할 경우 중국은 곧 60%가 넘는 관세 부담에 직면하게 된다.
중국의 지난해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 규모인 9920억 달러에 달한 가운데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무역흑자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과 브라질 등 다른 국가들도 값싼 중국산 제품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관세 인상에 나섰다.
중국의 2024년 국내총생산(GDP)은 5% 성장하며 정부 목표치에 부합했지만, 대다수 중국인의 체감 경기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로이터는 "중국이 올해 약 5%의 GDP 성장 목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성장률이 4.5%, 내년 성장률은 4.2%로 둔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