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미-중 무역전쟁" … 뉴욕증시 제프리스 "애플 매도" 보고서
미국 뉴욕증시가 트럼프 취임을 맞아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대장주 역할을 해왔던 애플· 테슬라등 선도주들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트럼프 관세폭탄과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로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애플과 테슬라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의 하락 폭이 크다. 테슬라는 머스크의 히틀러식 경례로 물의를 빚고 있다. 22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 주가가 투자회사들의 잇딴 투자 의견 하향으로 하락하고 있다. 애플 주가가 장중 22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4일 이후 약 2개월 반만이다. 시가총액도 3조3천60억 달러로 줄어들며 같은 시간 주가가 0.83% 오른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에 시총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날 큰 폭의 하락세는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면서 월가에서 잇따라 투자 의견을 하향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애플의 중국 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7% 줄어들면서 시장 내 3위에 그쳤다. 투자회사 제프리스는 아이폰 판매가 특히 중국에서 부진하다며 이날 투자 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내렸다. 제프리스는 이날 "애플의 회계연도 1분기 실적이 예상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AI 기능이 예상보다 느리게 출시돼 이것이 (아이폰의) 슈퍼 업그레이드 사이클을 이끌 것이라는 현재 기대치는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루프 캐피탈도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다. 이 투자회사의 분석가 아난다 바루아는 "아이폰 수요가 크게 둔화할 조짐을 보인다"며 "생성형 AI 기능이 아이폰 16 판매량을 늘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는 실망스러웠다"며 "새로운 (AI 비서) 시리는 문제가 많고 사용자 경험이 매우 실망스러웠고,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AI 기능도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고 일갈했다. JP모건 분석가 사믹 채터지는 애플 주식에 대해 비중 확대, 매수 등급을 유지하면서도 목표 주가는 265달러에서 260달러로 낮췄다. 그는 특히 중국 시장 점유율 하락, AI 기능 제한, 달러 강세 등을 언급하며 "실적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우려는 이번 분기 자체에 대한 것보다는 전망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오는 30일 2025 회계연도 1분기(10∼12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함께 고율 관세를 발표하진 않았지만, 다음 달 1일 멕시코와 캐나다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아직은 낙관론에 더 무게가 실리는 양상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유럽 거래에서 108.8 근처까지 오른 뒤 하락 반전했다. 달러인덱스는 달러-원 야간 거래 마감 무렵에는 108 안팎 수준까지 후퇴했다. 달러-엔 환율은 155.525엔, 유로-달러 환율은 1.04250달러에 거래됐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7.2596위안에 움직였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22.91원을 나타냈고, 위안-원 환율은 197.73원에 거래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국적 기업의 세금 회피 방지를 위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글로벌 최저한세' 합의에서 빠지겠다고 선언하고, 미국 기업에 불균형하게 과세하는 국가에 대한 '보복 조치' 검토를 지시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첫날인 20일 밤 공개한 'OECD 글로벌 조세 합의' 각서에는 "(OECD) 글로벌 조세 합의가 미국에서 강제력이나 효력이 없음을 명확히 함으로써 미국의 주권과 경제적 경쟁력을 되찾는다"는 선언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재무장관에게 무역대표부(USTR)와 협의해 "미국과 조약을 준수하지 않는 외국 국가 또는 역외적이거나 미국 기업에 불균형하게 영향을 미치는 세금 조약을 시행하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외국 국가가 있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60일 이내로 미국이 이에 대응해 채택할 만한 '보호 조치 및 기타 조치' 권고안을 작성해 경제정책보좌관을 통해 대통령에게 제출하라고 했다. FT는 이에 대해 "미국이 글로벌 세금 규정에 폭넓게 도전할 의향이 있음을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영국, 한국, 일본, 캐나다를 포함한 OECD 협정 서명국들에 예고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일정 매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이 본사 소재 국가에서 15% 미만의 세금을 내는 경우 다른 나라에서 15%에 미달한 세율만큼 과세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미국 공화당은 이 조항이 조세 주권을 포기하는 것으로,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며 반대해 왔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