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으로 바이든 규제 87% 축소 전망...유럽은 경쟁력 약화 경계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체이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금융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 은행의 "야성적 영혼이 살아날 것"이라며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 거래 급증을 전망했다고 2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는 월스트리트가 트럼프의 규제 완화 정책이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의 금융 거래를 크게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며, 미국 은행권이 본격적인 활기의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메리 에르도스 JP모건 체이스 자산관리 책임자는 같은 날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신규 규제는 이전 트럼프 행정부의 8배 수준"이라며 "과도한 서류작업으로 금융 시스템이 막혀 경제의 건전한 순환이 저해됐다"고 밝혔다.
에르도스 책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기업이 과도한 규제 때문에 주식시장 상장을 꺼리거나 아예 상장할 수 없는 처지"라며 "규제가 줄어들면 기업들의 주식시장 상장과 대규모 기업 인수합병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JP모건은 트럼프가 내놓을 새로운 정책이 은행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즉시 파악하고 대처하기 위해 24시간 가동되는 워룸(정책 분석 상황실)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반면 유럽 은행들은 미국의 규제 완화에 불안감을 드러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빌 윈터스 최고경영자는 2025년 1월 21일 다보스 포럼에서 "미국만 규제를 줄이면 바젤 3.1과 같은 까다로운 자기자본 규제를 지켜야 하는 유럽 은행들이 경쟁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젤 3.1은 은행의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국제결제은행(BIS)이 도입한 글로벌 은행 규제로, 은행들에 더 많은 자기자본 보유를 요구한다. 윈터스 최고경영자는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모든 나라가 같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FT는 영국도 미국의 규제 완화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이 인용한 한 고위 은행 임원은 "영국 정부가 규제 완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이미 바젤 III 시행을 미루고 미국의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르도스 책임자는 "트럼프의 연방 공무원 원격근무 금지는 기업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라며 "미국 정부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에 감사하며, 이를 통해 미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JP모건은 이러한 정책 방향에 맞춰 올해 3월부터 전 직원의 주 5일 사무실 출근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