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X·미쓰비시 등, 애리조나 공장 증설...TSMC 공급망 '편승'
'트럼프 관세' 변수..."日 기업, 미국 생산 확대 불가피" 전망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예고에 일본 칩 소재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TSMC 애리조나 공장 가동을 계기로 미국 반도체 시장 진출을 노리는 일본 기업들은 트럼프發 '관세 리스크'에 대비해 미국 내 생산 기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트럼프 관세' 변수..."日 기업, 미국 생산 확대 불가피" 전망도
JX Advanced Metals는 애리조나주 메사에 스퍼터링 타겟 생산 공장을 신설하고, 올해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스퍼터링 타겟은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얇은 금속 부품으로, JX는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스퍼터링 타겟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JX는 기존 공장의 6배 규모 부지에 신규 공장을 건설했으며, 향후 다른 소재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JX는 TSMC 애리조나 공장 가동을 계기로 미국 반도체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고객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래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미쓰비시 가스 케미칼도 애리조나 공장에서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초순수 과산화수소와 초순수 수산화암모늄 생산능력을 각각 2배, 3배 이상 확대한다. 미쓰비시는 반도체 시장 회복이 더디지만, "미래 수요에 대비해 생산량을 늘릴 여지를 확보할 것"이라며 선제적 투자에 나섰다.
TSMC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에 첨단 칩 공장을 건설하면서, 칩 소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 기업들은 이러한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을 예고했으며, 이는 일본 칩 소재 기업들의 미국 생산 확대를 더욱 가속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내 칩 소재 생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관세 리스크'를 줄이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일본 기업들의 미국 생산 확대를 촉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실제로 많은 일본 기업들이 기술 유출 우려로 첨단 칩 소재의 해외생산을 꺼려왔지만,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이러한 전략을 수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은 '칩스법' 제정, TSMC 유치 등 자국 내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가속하고 있으며, 일본 칩 소재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 반도체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며 미국 내 생산 확대 및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도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 기업들의 미국 진출은 한국 기업들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한국은 기술 혁신과 투자를 통해 소부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은 미국, 일본, 대만 등 주요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미·중 갈등 속에서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