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 해외 투자 위험 관리 강조
미국 관세 회피 위한 '우회 투자'도 안전하지 않아
중국 상무부가 해외 이익 보호 강화를 천명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무역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미국 관세 회피 위한 '우회 투자'도 안전하지 않아
중국 상무부는 2024년 중국의 비금융 아웃바운드 직접 투자액이 전년 대비 10.5% 증가한 1438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외 프로젝트 신규 계약 금액은 2673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해외 파견 인력 수도 전년 대비 17.9% 증가한 약 40만9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상무부는 해외 투자 규모가 증가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수준의 상무 부서가 위험 통제를 강화하고 해외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으로 인해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던 전례를 고려할 때, 중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하이 금융개발연구소 싱크탱크 소장 샤오 유는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이라고 해서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은 미국 시장 진출 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샤오 유 소장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기업과의 합작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 기업에 대한 지분 매각을 통해 미국 정부의 규제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틱톡은 미국 정부의 압력으로 인해 미국 사업 부문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업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기업들이 틱톡 호스팅을 중단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샤오 유 소장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중국 기업들은 틱톡의 사례를 교훈 삼아 현지 기업과의 합작 투자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들이 해외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투자 지역과 산업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정 국가나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양한 지역과 산업에 투자함으로써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해외 투자 시 현지 법률과 문화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치적 불안정이나 부패가 심한 국가에서는 투자 리스크가 높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 상무부는 해외 이익 보호를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양자간 협정이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시 중국 기업들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해외 진출기업들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법률 자문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