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에게 유가를 낮추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가격이 내려가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즉각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 OPEC이 유가 상승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채질한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뉴욕 시장 초반 상승하던 원유 선물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와 OPEC에 대해 "그들은 실제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매우 책임이 있다"면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언급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클레이 시글 에너지 안보 선임연구원은 "트럼프의 저유가 요구는 당연히 소비자와 기업으로부터 환영받겠지만, 미국 석유 업계와 다른 글로벌 공급업체들은 조심스럽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업계가 글로벌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유가를 낮추면 신규 프로젝트의 경제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석유수출국기구플러스(OPEC+) 6개 회원국은 유가가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하루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시행하고 있다. OPEC+는 지난해 12월 감산 기조를 최소 2025년 3월까지 연장한 뒤 이후 1년 동안에 걸쳐 단계적으로 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양의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사용할 것"이라며 "이는 거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미국을 제조업 초강대국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