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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슈퍼마켓 세인즈버리, 비용절감 위해 '안간힘'...3천명 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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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슈퍼마켓 세인즈버리, 비용절감 위해 '안간힘'...3천명 감원

10일 영국 런던의 세인즈버리 슈퍼마켓 앞을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10일 영국 런던의 세인즈버리 슈퍼마켓 앞을 보행자가 지나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슈퍼마켓 체인 세인즈버리가 비용 절감을 위해 고위 경영진을 포함해 3000명의 직원을 감원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세인즈버리는 23일 성명에서 영국 노동당 정부가 10월 예산에서 세금을 인상한 이후 비용 절감 가속화를 위해 고위 경영진 20% 감축을 포함해 전체 인력의 2%에 해당하는 인력을 정리해고 한다고 밝혔다.

세인즈버리는 또한 61개 매장에 남아 있는 카페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인즈버리의 이번 결정에 앞서 영국의 대형 소매업체들은 지난 11월에 정부 예산안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일자리 감소와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달 초 영국소매업협회(BRC)가 기업 재무 책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영국 소매업체의 절반 이상이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본사 인력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인즈버리의 감원은 지난해 회사가 향후 3년 동안 10억 파운드(약 1조7900억 원)의 비용을 추가로 절감하겠다고 계획한 데 따른 것이다.

사이먼 로버츠 세인즈버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치솟는 비용을 관리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예정된 5% 임금 인상을 두 단계로 나눠야 한다고 밝히면서 비용 상승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빠르게 다가왔다"고 언급했다.

FT에 따르면 영국 소매업계는 국민 보험료 분담금과 최저 생활 임금 인상으로 연간 최대 70억 파운드(약 12조5000억 원)에 달하는 비용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세인즈버리의 경우에도 정부 예산안으로 1억4000만 파운드(약 2500억 원)의 세금 부담 증가에 직면해 있다.

앤드루 그리피스 전 영국 재무장관은 "영국 최대 소매업체 중 하나에서 나온 감원 소식은 충격적이지만, 놀랍지는 않다"면서 "노동당 예산안 때문에 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3000가구가 안정적인 급여 없이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 소매업연구센터(CRR)의 조슈아 뱀필드 소장을 인용해 다른 소매업체들도 세인즈버리의 선례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뱀필드 소장은 영국에서 올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20만 개 이상의 소매업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2025년이 꽤 끔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소매업체들이 문제가 심각해지기 전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른 대형 소매업체인 테스코와 아스다(Asda)는 급격한 비용 상승과 소비자 수요 약화를 배경으로 올해 임금 인상에 대해 노조와 논의 중이다.

쇼어 캐피털의 클라이브 블랙 애널리스트는 "소매업체뿐만 아니라 영국의 모든 기업이 현재 노동력을 살펴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신입 사원부터 관리직까지 모든 일자리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