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센스·TCL, 저렴한 가격으로 젊은 층 공략 성공
중국 브랜드, 2024년 일본 평면 TV 시장 점유율 50% 돌파
중국 TV 브랜드가 일본 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며 처음으로 과반 점유율을 달성했다.중국 브랜드, 2024년 일본 평면 TV 시장 점유율 50% 돌파
최근 일본 시장조사업체 BCN에 따르면, 2024년 일본 평면 TV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 점유율은 50%를 넘어섰다. 하이센스의 자회사 TVS 레그자가 25.4%로 1위를 차지했고, 하이센스(15.7%)와 TCL(9.7%)이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
과거 일본 TV 시장을 주도했던 소니와 파나소닉은 각각 5위(8.8%)와 6위(7.4%)로 밀려났다. 중국 브랜드의 이러한 약진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TV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공급망을 활용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며 일본 시장을 공략해왔다.
BCN의 모리 에이지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이 중국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젊은 소비자층은 중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중국 TV의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 TV 업체들은 중소형 저가 TV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후, 최근에는 대형 프리미엄 TV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하이센스는 2024년 일본에서 프리미엄 미니 LED TV 매출을 33% 늘렸다. 미니 LED TV는 기존 LCD TV보다 화질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TV의 공세에 맞서 일본 기업들은 AI, 고화질, 고음질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소니는 아마존과 협력하여 콘텐츠에 따라 디스플레이 설정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AI 탑재 TV를 개발했다. 파나소닉은 사용자 시청 기록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을 탑재한 TV를 출시했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도 기술력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일본 기업들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TV 제조업체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TV는 일본 시장에서 중국 TV의 저가 공세와 일본 TV의 고부가가치 전략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프리미엄 TV 시장에 집중하고, 차별화된 기술력과 디자인으로 일본 소비자들을 공략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또한, 급변하는 시장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고,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는 제품을 개발해야만 일본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