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심화 속 애플, 인도 생산 비중 확대
인도 최대 재벌 타타그룹이 애플의 탈중국 전략에 힘입어 아이폰 생산 거점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타그룹 산하 전자기기 제조업체 타타일렉트로닉스는 대만 페가트론의 인도 아이폰 공장 지분 60%를 인수한다고 24일(현지시각) 발표했다.이번 거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페가트론의 인도 내 3개 아이폰 조립공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페가트론의 주요 관리자와 기술자들은 기술 지원을 위해 공장에 남을 예정이다.
타타일렉트로닉스는 지난해에도 인도 방갈로르에 있는 위스트론의 아이폰 공장을 인수한 바 있다. 이로써 타타는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애플 공급업체로 부상했으며, 폭스콘과 함께 인도 아이폰 생산의 양대 축을 형성하게 됐다.
애플은 미·중 갈등 심화, 중국 내 생산 비용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인도,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인도는 애플에 매력적인 생산기지다. 저렴한 노동력, 풍부한 인력,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인도 정부는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통해 제조업 육성에 힘쓰고 있으며, 애플 등 글로벌 기업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애플은 인도에서 폭스콘과 함께 타타를 핵심 공급업체로 육성하고 있다. 폭스콘은 중국에서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타타는 인도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애플의 요구에 맞춰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애플은 타타를 통해 인도 내 아이폰 생산 생태계를 구축하고,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귀환은 애플의 탈중국 전략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지니고 있으며,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할 경우 애플은 중국 생산 비중을 더욱 줄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타타는 애플의 '인도 전략' 핵심 파트너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애플의 탈중국 움직임을 견제하고 있다. 중국은 애플의 주요 시장이며, 애플은 중국에서 많은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애플과 다른 미국 기업들의 인도, 베트남 등으로의 장비 및 자재 수출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며 애플의 탈중국 전략에 제동을 걸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탈중국 움직임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중 갈등 장기화, 인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으로 인해 애플은 인도 생산 비중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타타의 페가트론 공장 인수는 인도 제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타타는 애플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도 제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