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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와 머스크, 이번엔 영국 총리 놓고 이견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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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트럼프와 머스크, 이번엔 영국 총리 놓고 이견 표출

트럼프, 스타머 영국 총리 호평…“철학은 다르지만 훌륭한 관계 유지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동당 대표 출신의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 대해 “매우 훌륭하게 국정을 이끌고 있다”며 호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는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한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의 입장과는 매우 대조적인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양국 관계와 무역 협상에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동시에 트럼프와 머스크의 의견 차이가 부각된 사례로 이목을 끌고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각)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앞으로 24시간 내에 스타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스타머 총리는 진보적인 성향의 정치인이지만 매우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그의 철학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와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은 스타머 총리가 최근 폴리티코와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후 나왔다. 스타머는 “우리는 협력 관계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이 인터뷰에서 말했다.

한편, 스타머 총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 평가는 머스크가 그동안 스타머를 강하게 비판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머스크는 이달 초 X에 올린 글에서 스타머 총리가 반무슬림 혐오 근절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스타머는 감옥에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타머는 영국 역사상 최악의 범죄와 관련해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머스크는 스타머가 과거 영국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루밍 갱(grooming gang)’ 사건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스타머는 6년 동안 영국의 강간 문제에 공모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루밍 갱 사건은 영국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발생한 조직 성범죄 사건으로, 주로 취약 계층의 아동 및 청소년이 장기간에 걸쳐 성적 착취를 당한 사건들을 말한다.

머스크는 “영국 국민은 스타머 같은 지도자를 신뢰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스타머 총리는 직접적으로 머스크를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특정 인사들이 허위 정보와 거짓말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스타머 총리는 철학적으로 자신이 믿는 바를 잘 대변하고 있다”며 “그와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