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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딥시크 우려에도 주문 폭주…주가 11%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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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딥시크 우려에도 주문 폭주…주가 11% 급등

ASML CEO "저가 AI 모델 등장, 오히려 반도체 수요 증가시킬 것"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 로고. 사진=로이터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이 예상 밖의 호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29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딥시크(DeepSeek)의 저가형 AI 모델 출시로 AI 칩 수요 감소 우려가 제기됐지만, ASML은 오히려 주문 급증으로 4분기 순예약이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날 런던 주식시장에서 ASML 주가는 개장 직후 11% 급등했다. 이는 딥시크의 저가형 AI 모델 출시로 인해 AI 칩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결과로 해석된다.

딥시크, AI 시장 판도 바꿀까?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는 최근 오픈AI의 모델보다 저렴한 비용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R1 추론 모델'을 출시하며 업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AI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고가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의존하는 현 상황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엔비디아 GPU 생산에 필수적인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EUV 장비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로, ASML의 4분기 순예약에서 30억 유로를 차지하는 핵심 제품이다.

ASML CEO "저가 AI 모델, 반도체 수요 증가 이끌 것"


CNBC에 따르면 크리스토프 푸케(Christophe Fouquet ) ASML 최고경영자(CEO)는 딥시크와 같은 저가형 AI 모델의 등장이 오히려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푸케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 비용이 낮아지면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필요하게 되고, 이는 곧 더 많은 칩 수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딥시크 'R1 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AI 중심 칩에 대한 수요 감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딥시크 모델 출시 이후 고객들로부터 칩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를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ASML, 중국 수요 둔화 예상… "2025년 재균형 이룰 것"


한편, 푸케 CEO는 2025년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가 재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인해 지난 2년간 중국 기업들이 ASML 장비를 선점적으로 확보하면서 수요가 급증했지만, 올해는 다른 시장에 비해 중국에서의 수요 비중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 "ASML, 과대평가 아냐… 투자 기회 될 것"


모닝스타(Morningstar)의 마이클 필드(Michael Field) 최고 주식 전략가는 CNBC의 스쿼크 박스 유럽(Squawk Box Europe)에 출연해서 "ASML의 4분기 실적이 과대평가 논란을 잠재웠다고 평가했다. 필드 전략가는 ASML을 모닝스타가 선정한 유럽 최고의 AI 기업으로 꼽으며, "주가가 850유로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ASML의 이번 실적 발표는 딥시크의 저가형 AI 모델 출시에도 불구하고 고급 칩 제조 장비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AI 칩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며, 향후 ASML의 성장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