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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ECB, 30일 금리 0.25%p 인하 전망...유로화 하락 압력 커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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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ECB, 30일 금리 0.25%p 인하 전망...유로화 하락 압력 커질 듯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2024년 12월 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2024년 12월 12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역내 정치적 혼란과 미국의 관세 부과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30일 올해 첫 정책회의에서 최소 25bp(0.25%포인트)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는 ECB가 이달 25bp 인하를 시작으로 3월과 6월 회의에서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또한 ECB가 하반기 또 한 차례 금리를 인하해 연말까지 예금금리를 현재 3%에서 2%로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대로 ECB가 30일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2024년 6월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한 이후 다섯 번째 금리 인하가 된다.

커지는 금리 격차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CNBC에 출연해 유로존과 미국의 금리 격차를 인정하면서 이는 서로 다른 경제 환경의 결과라고 말했다.

현재 유로존 경제는 침체에 빠졌지만, 미국 경제는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많은 투자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인베스텍(Investec)의 산드라 호스필드 이코노미스트는 "성장과 미국 내에서 형성되고 있는 유휴 생산능력의 관점에서 차별화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 경제는 강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유로존을 보면 같은 말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유로화 약세로 ECB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무역전쟁을 촉발해 유로존 경제 성장을 더욱 둔화시키고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재촉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략가들을 인용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징벌적 무역 관세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이미 미국과 차이를 보이는 금리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중국, 멕시코 및 캐나다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에 집중하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경제포럼 화상 연설에서 트럼프는 유럽연합(EU)이 교역 문제에서 미국을 "매우 불공정하게 대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살만 아흐메드 거시 및 전략 자산 배분 글로벌 책임자는 ECB가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폭인 올해 150bp의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것이 관세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ECB가 더 공격적으로 행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 추가 하락 압력


ECB의 금리 인하 행보는 또한 유로존 단일 통화인 유로화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이 될 전망이다. 반면, 미국 달러화는 관세가 미국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가능성을 상쇄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높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지지를 받을 전망이다.

연준은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25~4.50%로 동결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로 외환시장에서는 현재 1.04달러 수준인 유로화가 중기적으로 달러 대비 등가(패리티·parity)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옵티버의 팀 브룩스 외환 옵션거래 책임자는 "유럽을 겨냥한 트럼프의 관세 발표 한 번이면 유로화가 등가로 돌아갈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시장 참여자들은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달러 대비 등가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헤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