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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 "가상 암호화폐 강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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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 "가상 암호화폐 강타" …이유는?

트럼프/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사진=로이터
트럼프가 관세폭탄을 터뜨린 상황에서 뉴욕증시에서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도지코인등 가상 암호화폐가 하락 하고 있다.

3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예상대로 관세를 강행하자 가상자산 가격이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이날 가상자산이 일제히 하락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백악관은 멕시코,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캐나다에는 에너지 제품을 제외한 모든 물품에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미국 내 유가 문제와 연관된 원유 등 캐나다산 에너지 제품의 경우 10%가 부과된다. 멕시코의 경우 모든 제품에 25%가 부과되며 중국에 대해서는 10%의 보편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트럼프 관세가 부과되면 수입 물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심화된다. 인플레이션이 고조되면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줄어들고 가상자산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게 된다. 미국이 미국의 관세압박에 ‘맞불’을 예고하면서 가상자산 가격은 더욱 하락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국가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 밀매와 불법 입국 차단에 충분히 협력할 때까지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관세 부과 시작 시기를 2월 4일로 선언했다. 그간 두 국가는 트럼프 행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했고,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두 국가가 신속히 행동하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세를 실제 부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난 캐나다에 25%, 멕시코에 별도로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들 국가와 매우 큰 (무역)적자를 보기 때문에 관세를 정말로 부과해야 한다. 이 관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해서도 펜타닐 단속에 협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10% 관세를 추가로 부과했다. 그는 "중국은 그것(펜타닐) 때문에 관세를 내게 될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그게 무엇이 될지 결정하겠지만 중국은 우리나라에 펜타닐을 보내 우리 국민을 죽이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증시 를 비롯한 전세계 주요 증시를 강타한 '딥시크 쇼크'가 비트코인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취임 이후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미국 증시가 도미노 효과를 일으키면서다. 비트코인이 무너진 배경으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파장이 꼽힌다. 딥시크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미국 오픈 AI 챗GPT에 필적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기술주를 무너뜨리자 비트코인도 동반 하락한 것이다. 비트코인이 급락한 당일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17% 폭락하며 시가총액(시총)이 약 846조원 증발했다. 비트코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증시와 함께 수혜 자산으로 분류된 영향이다. 두 자산 간 비슷한 가격 흐름을 나타내는 커플링(동조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호재만큼이나 악재도 동시에 반영한 것이다. 도미노 패가 연이어 넘어지듯이 특정 움직임이 파급되는 도미노 효과인 셈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파이넥스가 지난달 29일 주간 분석 보고서를 통해 "딥시크가 주력 모델 R1을 공개하면서 주식 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하는 비트코인이 동반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선거 이후 주식 시장이 상승할 때 비트코인은 호의적인 경제 뉴스 속에서 상승 모멘텀을 얻었다"며 "동시에 주식 시장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이슈에도 도미노 효과를 쉽게 받고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흐름 또한 이와 유사할 것이란 전망이다. 비트파이넥스는 "비트코인은 더 이상 자체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디지털자산이 아니다. 더 광범위한 위험자산 환경과 연결됐다"며 "앞으로 몇 달간 주식 시장 변화, 특히 거시 경제적 뉴스가 비트코인 움직임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딥시크 여파는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으로도 번졌다. 니어프로토콜과 렌더토큰, 페치 등 AI 관련 가상자산들도 10%대 하락률을 보인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AI 판도가 딥시크에 의해 뒤바뀔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투심을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간 AI 관련 가상자산들은 엔비디아 랠리를 재료로 테마성 상승을 보여왔다. 딥시크 파장에 따른 약세가 단기적이란 의견도 맞선다. AI 기술과 관련 없는 비트코인에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뉴스BTC에 따르면, 암호화폐 분석가 케빈 캐피털은 비트코인 가격에 잠재적인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고 경고했다. 이전 시장 사이클에서 급락을 유발했던 약세 다이버전스 패턴이 다시 등장했다는 것이다. 케빈 캐피털은 비트코인의 주간 차트에서 발견된 약세 다이버전스가 과거와 동일한 시점에 형성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패턴이 지난 사이클에서 큰 하락을 초래했던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거에도 이러한 하락 이후 비트코인이 강하게 회복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지나친 불안은 필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만약 이 패턴이 다시 작용할 경우를 대비해 시장 참여자들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