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산업 고부가가치화 전략 성과...싱가포르·중국·홍콩 자본 대거 유입
인도네시아의 2024년 외국인직접투자(FDI)가 900조 2000억 루피아(약 553억 3000만 달러, 약 80조 7000억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특히 4분기 투자가 크게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인도네시아 투자부가 지난 달 31일(현지시각) 밝혔다.1일 인도네시아 투자부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FDI는 245조 8천억 루피아로,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했다. 이는 3분기 증가율 18.6%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다만 이 통계에는 금융과 석유·가스 부문 투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의 FDI 급증은 2020년 니켈 광석 수출 금지 조치 이후 본격화됐다. 자카르타는 니켈 가공 산업 육성을 위해 원광 수출을 전면 금지했으며, 이후 광업과 금속 제련 부문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많이 늘어났다.
실제로 2024년 4분기 비금속 부문에 34억 달러, 제지 산업에 21억 달러, 광업 부문에 13억 달러의 투자가 이뤄졌다. 이 기간 주요 투자국은 싱가포르, 중국, 홍콩 순이었다.
이러한 투자 증가세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자원 부문 고부가가치화 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니켈 산업 육성을 위한 수출규제가 외국인 투자 유치로 이어지면서, 원자재 수출 의존도가 높았던 산업 구조가 점차 고도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거대한 내수시장,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 정책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만 일부에서는 투자 증가가 특정 산업에 편중돼 있고, 제도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향후 지속 가능한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규제환경 개선과 산업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