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반도체칩스법 보조금 재검토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강타한 한 가운데 " 그 다음은 한국"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있다. 한국 산 세탁기 철강 반도체 알루미늄 등에 대한 고율관세가 거론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와 반도체칩스법 보조금도 중단이 거론된다.2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및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에 이처럼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AP통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은 물론 무역협정을 체결한 인근 동맹국에까지 무차별적인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 대상 관세 부과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한국도 트럼프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일정 등 계획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철강, 알루미늄, 석유, 가스, 의약품,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의지도 피력했다.
무역 압박 '1차 표적'에 드는 일은 피했지만 트럼프 신정부의 무차별 '관세 전쟁' 전선의 확전이 예고된 상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수개월 안에' 한국의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와 철강, 알루미늄 등 여러 제품에 관세를 매기려는 의지를 피력함에 따라 국내 업계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신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밝혀 한국 기업의 글로벌 사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커져 정부와 기업 모두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멕시코·캐나다 관세부과는 현지에 생산기지 둔 한국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준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북미를 겨냥한 국내 기업의 주요 생산 기지다. 관세가 현실화하면 투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와 티후아나에서 가전 공장과 TV 공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LG전자도 레이노사(TV), 몬테레이(냉장고), 라모스(전장) 등에 생산 기지를 운영한다. 몬테레이에 기아 공장을 둔 현대차그룹도 공급망 조정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아 멕시코 공장에서는 작년 1∼11월 K3 17만5천대, K4 6만4천대, 투싼 1만4천대 등 총 25만3천대가 생산돼 판매됐다. 그중 K3 12만8천대가 미국으로 판매됐는데, 이 물량 일부를 같은 북미 지역인 캐나다로 돌릴 수 있다는 구상이다. 캐나다는 북미 최대 핵심 광물 생산지다. 이 지역에 진출한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같은 전기차·배터리 기업이 영향권에 들었다.
이 중 철강의 경우 한국은 이미 대미 철강 수출 쿼터를 적용받아 대미 수출량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수출 영향은 타 국가보다는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축소 쿼터 적용으로 현재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지난 임기 때 한국산 세탁기에 50% 관세를 부과한 일을 재차 언급하면서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 재확인했다. 그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를 원한다면 바로 여기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만 한다. 내가 없는 동안 현재 한국산 세탁기는 번창하고 있다”고 관세 부과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도럴 마이애미 골프클럽에서 열린 공화당 연방하원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국 우선주의 경제 모델에서 외국에 대한 관세는 올라가고 우리 국민과 기업의 세금은 내려갈 것이다. 수많은 일자리와 공장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 기업들은 이 나라의 성장이나 발전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대표적인 관세 부과 대상 산업으로 의약품, 반도체, 철강 등을 꼽았다. 이어 “내가 대규모 철강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미국에는 철강 공장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라며 철강·알루미늄·구리 등 군사용 물품들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국 기업에 대한 관세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만약 세탁기와 건조기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면 오하이오에서 이들을 제조하는 회사들을 모두 잃었을 것”이라며 “한국은 세탁기와 다른 제품들을 덤핑하고 있었다. 우리는 50%, 75%, 100%의 관세를 부과했다. 내가 없는 동안 현재 그들은 번창하고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 중심으로 계속되는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에 다시 한번 경고를 보냈다.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비(非)서방 신흥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를 언급한 뒤 "대놓고 적대적인 이들 국가가 새로운 자체 통화나 기존 통화로 달러화를 대체하려는 시도를 포기하도록 확약받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그는 "그렇지 않을 경우 이들 국가에는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고, 이들은 번창하는 미국 시장과 작별을 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약한 달러를 선호하지만 달러 패권 자체에 대한 도전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지론이다.그는 선거 기간뿐 아니라 취임 전에도 달러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들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트럼프 당선인이 지목한 브릭스는 러시아, 중국,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가입한 연합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