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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상어에 둘러싸인 처지...미·중 사이 생존 전략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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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상어에 둘러싸인 처지...미·중 사이 생존 전략 모색"

전 리투아니아 외무장관, "강대국 압박 속 새로운 대응 필요" 경고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집행위원회 본부 밖에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집행위원회 본부 밖에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중국과 미국의 양방향 압박 속에서 새로운 생존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복귀로 EU의 대외 관계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1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전 리투아니아 외무장관 가브리엘리우스 란즈베르기스는 "EU가 상어들에 둘러싸인 바다에서 수영하고 생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새로운 대응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단순히 인권을 외치는 것만으로는 누구도 설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중국에 대한 EU 내부의 분열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위협에 직면한 동유럽 국가들은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반면, 스페인 등 일부 남유럽 국가들은 트럼프에 대한 견제로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란즈베르기스는 자신의 재임 기간 중 있었던 리투아니아-중국 갈등을 예로 들며 EU의 미온적 대응을 비판했다. 2021년 리투아니아가 대만 대표부를 설치한 후 중국의 경제 보복을 받았을 때, EU는 WTO 제소를 했지만, 실질적인 지원은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EU 통상담당 집행위원 마로스 세프코비치는 중국의 '비시장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트럼프가 EU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양측의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EU가 미·중 양국 사이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어느 한쪽에 편승하는 전략으로는 EU의 이익을 지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EU는 현재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관세 부과를 둘러싸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으며, 미국과는 1500억 유로 규모의 무역에서 500억 유로의 흑자를 기록하며 트럼프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EU의 새로운 대외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